[OSEN=강릉, 김희선 인턴기자] 골대에 울고 웃었다.
지난 25일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라운드 강원 FC와 성남 일화의 경기는 에벨톤의 활약을 앞세운 성남이 홈팀 강원에 2-1 승리를 거두며 귀중한 첫 승을 따냈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골대에 울고 웃은 경기였다. 성남은 절호의 찬스마다 공이 크로스바를 향하며 득점이 무산됐다. 신태용 감독이 먼저 "(공이)골대만 3번 맞아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간 것 같다"고 고개를 내저었을 정도.

특히 성남으로서는 후반 25분 역습 찬스에서 이어진 한상운의 슈팅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시마다의 만회골이 터진 후 무서운 기세로 추격에 나선 강원의 의지를 꺾을 수 있는 좋은 찬스였다. 하지만 우측으로 파고든 한상운의 날카로운 슈팅은 송유걸 골키퍼의 손 끝에 걸려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날 성남의 득점을 3번이나 저지한 수훈갑은 바로 골대였다.
하지만 골대는 공정했다. 성남의 기회를 3번이나 무산시켰던 골대는 강원에도 어김없이 아쉬움을 선사했다. 그것도 아주 결정적인 아쉬움이었다.
동점골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강원은 후반 37분 찬스를 맞았다. 이우혁의 돌파에서 이어진 웨슬리의 슈팅이 박진포의 발에 맞아 절묘한 각도로 꺾이면서 골문 안으로 그대로 빨려드는 듯했다. 하강진 골키퍼는 반대 방향으로 쓰러져 있었고 수비수들은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힘없이 굴러간 공은 성남의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강원 선수들이 머리를 감싸쥐는 순간이었다.
축구계의 흔한 징크스 중 하나로 '슛이 골대에 맞으면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 중에서도 '슛이 3번 골대에 맞으면 진다'는 속설은 유명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 성남은 날카로운 슈팅이 3번이나 골대에 맞고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반면 단 한 번의 찬스를 골대 때문에 놓친 강원은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강원과 성남을 한 손에 쥐고 흔든 무정한 골대였지만 결국 아쉬움을 더 크게 남긴 쪽은 강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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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