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균재 인턴기자] '철퇴'울산도 '철벽' 박준혁을 뚫어내지 못했다.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이 지휘하는 대구 FC는 지난 25일 대구스타디움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라운드서 마테우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울산 현대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결승골을 넣은 마테우스가 아닌 수문장 박준혁(25)이었다. 박준혁은 전반부터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리는 시점까지 선방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대구의 골문을 사수했다.

특히 울산의 일방적인 공격이 시작된 후반 15분 이후 박준혁이 연이어 보여준 선방쇼는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후반 23분 울산의 김신욱이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가슴 트래핑 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터닝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박준혁의 동물적인 감각으로 손에 살짝 스치며 골대를 맞고 나왔다. 울산으로서는 정말 아쉬운 장면이었다.
박준혁은 후반 36분 울산 마라냥의 중거리 슈팅을 쳐냈고 1분 뒤 최재수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막은 데 이어 골대 바로 앞에서 김신욱의 리바운드 슈팅마저 선방해내는 장면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었다. 관중들은 환호와 함께 엉덩이를 들썩들썩 대며 박준혁의 쇼에 맞장구를 쳤다.
물론 이날 대구의 골대가 박준혁을 도와주기는(?) 했다. 이날 박준혁의 손에 스친 공이 골대를 세 번 맞고 나온 것도 모자라 후반 41분 김신욱의 골키퍼 차징으로 반칙이 선언된 이후 곽태휘의 슛마저 골대를 때리는 등 울산은 박준혁의 선방에 한 번 울고, 골대 불운에 두 번 울어야 했다.
박준혁은 지난 시즌 대구FC의 백업 골키퍼였지만 시즌이 한창인 5월 주전 골키퍼 백민철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잡은 뒤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
하지만 올시즌은 달랐다. 장신의 2년생 경쟁자 이양종(191cm)의 기량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번 시즌 주전 골키퍼를 장담할 수 없었던 것. 그렇기 때문에 박준혁은 전지훈련 내내 부단히 노력했고, 결국 모아시르 감독의 마음을 흡족케 하며 주전 골키퍼 장갑을 꿰찼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주전 골키퍼의 부재로 생긴 자리였지만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라 올 수 있었던 박준혁이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밝아 보이기에 그의 앞 날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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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