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400승이라는 무거운 짐을 덜어냈다.
포항은 지난 25일 상주 시민운동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라운드 상주 상무와 원정 경기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첫 승을 신고한 포항은 울산에 이어 K리그 2번째로 통산 400승을 달성했다.
포항의 400승 달성 여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왔다. 플레이오프 울산과 대결서 승리할 경우 400승이 됐기 때문. 하지만 포항은 울산에 패배하며 챔피언결정전과 400승을 모두 놓쳤다. 그래도 당시만 해도 400승 달성 여부는 포항의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이 시작하면서 포항의 400승 달성 여부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이를 접하고 서서히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황선홍 감독은 "400승 달성 여부에 선수들이 나보다 더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플레이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데 너무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만 강하다"며 부담으로 인한 악영향을 전했다.
상주전도 그다지 좋은 플레이는 아니었다. 점유율 52-48, 슈팅수 25-10의 완벽하게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포항이었지만 승리는 간신히 따냈다. 몸에 힘이 들어간 선수들은 25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단 6개에 그쳤다. 만약 경기 종료 직전 지쿠의 결승골이 없었다면 포항은 고개를 숙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포항이 승리를 챙겼다는 것. 황선홍 감독은 "전반전이 끝나고(선제 실점 이후) 매우 어려운 경기를 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나와 다행이었다. (400승을 달성해) 홀가분하다"며 "이겨서 좋기도 하지만 심적으로 편해질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이 400승에 대한 부담을 떨쳐낸 것은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은 앞으로 중요한 승부를 남겨두고 있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창립 기념식이 열리는 30일에는 마침 형제 구단이라 할 수 있는 전남과 경기가 있다. 포스코의 임직원은 물론 포항과 전남의 고위층이 총출동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리고 4월 3일에는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가 기다리고 있다.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과 홈 경기서 패배한 포항으로서는 반드시 따내야 하는 경기다.
황선홍 감독은 "전남전은 매우 중요한 경기다. 홈에서 오랫동안 경기를 못 이긴 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뛸 거다. 우리는 매경기 승리를 위해 뛴다.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두려워할 팀은 없다. 전남과 애들레이드전 모두 잘 준비해서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앞으로의 승부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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