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심여심’, 무한걸스 있는데 무한도전 없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3.26 08: 44

“당최 고생을 안 한다.”
이는 지난 25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남심여심’에서 여성팀 정선희가 하루 종일 추운 바람을 맞아가면서 낚시를 한 후 따뜻한 실내에서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 남성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대목이다.
정선희의 말대로 현재 ‘남심여심’은 정선희, 신봉선, 윤정희, 최송현, 에이핑크 은지 등 여성팀에 비해 정준하, 오만석, 브라이언, 강동호, 틴탑 천지 등 남성팀의 활약이 미비하다.

여성팀은 정선희와 신봉선을 필두로 자학을 하거나 낚시 바늘에 지렁이를 꿰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게임을 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남성팀은 적응하기 힘든 여성 문화를 몸소 겪으면서도 그 안에서 개그 소재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남녀가 서로의 문화를 체험해 서로를 이해한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여성팀이 남성팀보다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에 대해 여성팀이 참여하는 남성문화가 동적이고 남성팀이 참여하는 여성문화가 정적이라고 이유를 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남성팀이 지난 25일 방송에서 체험한 문화교실 수업 중에는 댄스강좌도 있었고 말장난 개그를 할 수 있는 시쓰기도 있었다. 또한 노래교실에서는 움직이기만 해도 웃길 수 있는 트로트가 시종일관 나왔지만 정준하를 제외하고 팀원들이 이를 개그 소재로 사용하지 못했다. 특히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동 과정에서도 여성팀은 머리로 계란을 깨는 소소한 재미를 줬지만 남성팀은 4행시 짓기를 하다가 이마저 빠르게 편집됐다.
사실 정선희와 신봉선은 여성 집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MC들이다. 각각 KBS 2TV ‘해피선데이-여걸식스’와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를 통해 색다른 체험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일에 익숙하다. 이런 까닭에 ‘남심여심’에서 여성팀이 남성팀보다 맹활약하고 있는 이유다.
MBC는 노조의 총파업으로 PD들이 대거 이탈하자 단 한번도 외주제작사의 손을 거친 적이 없는 ‘우리들의 일밤’을 외주제작사 코엔에게 제작을 맡겼다. ‘우리들의 일밤’ 역사상 첫 외주제작사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남심여심’은 첫 방송에서 2.7%, 두 번째 방송에서 2.2%를 기록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워낙 경쟁 프로그램 KBS 2TV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의 고정 시청자가 두텁다고 해도 2%대 시청률은 아쉬운 결과다. 충분히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남심여심’이 여성팀의 맹활약으로 병풍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남성팀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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