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더비로 '러비더비'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FC 서울과 전북 현대의 '러비더비'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승리를 거둔 서울뿐만 아니라 패한 전북도 훌륭한 경기력을 통해 가장 많은 관중이 자리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지난 25일 열린 경기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2만 5811명. 올 시즌 가장 많은 숫자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몰렸다. 지난해 부진했지만 올 시즌 환골탈태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서울과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맞대결이었기 때문.

또 서울과 전북은 아이돌그룹 티아라의 의상 때문에 '러비더비'라는 애칭을 팬들로부터 받고 있는 상황.
2010년 3월 서울은 전북과 홈경기에 걸그룹 티아라를 초청했다. 문제는 하프타임 공연에 나선 티아라의 의상 색이 전북의 팀 컬러인 초록색이었던 것. 공교롭게도 당시 경기에서는 전북이 서울에서 이적해온 심우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특히 티아라가 논란이 됐던 것은 의상에 대해 야유를 보내는 홈팬들을 대신해 환호성을 지르던 원정팀인 전북팬들에게 인사를 전한 것. 또 서울이 당시 경기서 패하면서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반전되고 말았다.
결국 당시 티아라 소속사는 '티아라가 바쁜 스케줄로 인해 의상을 갈아입지 못하고 무대에 오른 점에 대해 서울 팬들에게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해명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도 "티아라 공연을 하던 날 나도 당황을 했다. 당시 코치로서 하프타임에 선수들 몸을 풀게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초록색 의상을 입은 가수들이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전북도 티아라를 서울과 경기는 아니었지만 홈 경기에 초청하면서 홈팬들에게 승리의 여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다.
올드펌 더비(셀틱-레인저스), 밀라노 더비(AC 밀란-인터 밀란), 엘클라시코더비(FC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등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더비는 아니지만 서울과 전북의 '러비더비'는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K리그서 주목받은 서울-수원, 수원-성남과의 라이벌전처럼 서울과 전북의 '러비더비'도 팬들의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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