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일탈적인 연기할 때 쾌감 있죠”[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3.26 09: 15

배우 이성재, 예상한대로 상당히 젠틀하고 중후했다.
이렇게 매력 넘치는 불륜남을 보았나. 매너 있고 댄디한 유부남, 43살임에도 20대 여성의 마음까지 흔드는 로맨틱한 힘을 가진 배우 이성재가 지금 주부들의 마음까지 뺏고 있다.
이성재는 종합편성채널 JTBC 수목드라마 ‘아내의 자격’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진 다정다감한 치과의사 김태오로 분해 윤서래(김희애 분)와 금지된 사랑을 나눈다. 이성재가 불륜남 연기를 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1998년 드라마 ‘거짓말’에서도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마음에 품었다. 그리고 14년 후 ‘아내의 자격’에서 또 한 번 같은 상황에 처했다.

“태오를 이해하죠. 사실은 ‘거짓말’에서 캐릭터를 이해 못했어요. 그 때는 사랑의 깊이와 본질을 묻는 그런 연기를 100퍼센트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이해할 수 있어요. 태오 같은 경험이 없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라고 이해는 갑니다.”
어렸을 적, 그 때가 10대 일수도, 20대 일수도 있다. 나이가 어릴 때는 어른들이 사는 세상을 이해하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 사람들이 조건을 따지며 결혼하는 거나 할 일도 없는데 야근을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그러한 처지가 되고 상황과 맞닥뜨리니 누가 말을 해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겠더라.
이성재, 그도 29살의 나이에 ‘거짓말’에서 불륜을 연기했을 때와 지금 43살의 나이에 불륜을 연기할 때 확연한 차이를 느낀다.
“‘거짓말’에서는 모르면서 억지로 할 때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 14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쌓인 가정생활, 자녀들, 부부생활을 겪다 보니 그때보다는 훨씬 더 극에 몰입하는데 도움이 되요. 실제로 느낀 경험, 생활, 행동, 감정들을 좀 더 디테일하게 살리면서 연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성재, 그는 태오처럼 아내가 아닌 다른 낯선 여자를 가슴에 담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거라 말했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옳은 태도가 아닐 수가 없다.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아요. 태오보다 생각이 많고 소심하고 큰 그릇이 못 되는 것 같아서 말이죠. 태오가 나의 모습을 투영시킨 역할이기도 하지만 나와 태오는 달라요. 나보다 어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불륜남 태오 역을 맡았을 때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했죠.”
태오 역을 맡고 표현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던 이성재는 ‘아내의 자격’의 불륜남, 영화 ‘공공의 적’에서 살인마 같은 역을 소화할 때 그 어떤 역할보다 더 많은 쾌감을 느낀다. 어느 누구든 살면서 나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변신하거나 일탈을 꿈꾸는 것처럼.
“일탈적인 연기를 할 때 쾌감이 있어요. 평소 내 안에서 표출하지 못하는 부분을 끄집어내서 표출할 때 연기의 즐거움이 있죠. 그런 일탈적인 역할을 멀쩡한 사람들이 많이 하기도 하잖아요.”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로 일상에서 한 발 벗어난 ‘불륜’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자극을 선사하고 있는 이성재, 그가 남은 8회분 동안 김희애와 어떤 일탈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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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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