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희, '부모님 리더십'으로 광주 돌풍 견인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26 12: 35

최만희(56) 감독이 부모님과 같은 지도로 광주 FC를 이끌고 있다.
광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막 후 3승 1무를 기록하며 리그 2위로 치고 올라선 것. 공·수 밸런스도 좋다. 4경기 7득점 4실점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최 감독은 광주가 한때 1위로 올라선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광주의 돌풍은 선수단의 사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최 감독은 선수들이 들뜨지 않게 자제시키고 있다. "잘 나가다 지난해 상주와 대전처럼 단번에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 최 감독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선수들의 기량과 경험이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광주로서는 한 번 흔들릴 경우 그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다.

하지만 광주의 상승세가 쉽게 꺾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단 선수들의 동요가 없다. 최 감독의 지시 사항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 선수들 모두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철저히 구분지어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선수들의 이러한 능동적인 행동은 최 감독의 철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최 감독은 언제나 선수들 입장에서 생각한다. 마치 부모님과 같다. 팀이 잘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수 개개인이 모두 잘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물론 선수 모두가 잘되면 팀의 성적은 자동으로 따라 오기 마련.
사실 광주는 이번 시즌부터 시작되는 강등 시스템의 유력 후보 중 하나다. 강등은 감독으로서는 매우 골치아픈 일이다. 이는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 특히 선수들은 팀이 강등될 경우, 새로운 팀을 구하거나, 연봉을 낮춰야 하는 위험이 있다. 또한 그들의 경기력을 2부리그에서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의 이적도 쉽지 않다.
이에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등을 당하면 너희에게 좋지 않다.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살아 남자. 그러면 너희에게도 모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고 다독였다. 여기까지는 모든 감독들이 똑같이 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조금 달랐다.
광주의 선수 대부분은 이제 2년 차에 접어든 신인급 선수들이다. 대부분 선수들의 연봉은 리그 하위급. 최 감독은 이 선수들의 동기유발을 위해 부모님과 같은 소리를 한다. "여기서 잘해서 좋은 데로 가야지"라는 것. 최 감독은 선수의 기량이 성장해 몸값이 급격히 오른다면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쩔 수 없지..."라는 것이 최 감독의 입장. 자식이 잘되기 위해서 곁에서 놓아주는 부모와 같다.
최 감독의 이러한 모습은 지난 시즌 내내 살펴볼 수 있었다. 감독들은 성적의 압박이 다가오면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선수를 무리해서 기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창단 첫 해 지휘봉을 잡은 그였지만 언제나 선수 위주였다. 선수가 부상에서 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마련해 팀을 운영했다. 자연스럽게 부상을 당했던 선수는 완벽하게 치료한 후 팀에 돌아올 수 있었다.
성적에 연연한다면 절대 보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선수를 진심으로 자신의 자식과 같이 생각해야만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광주는 좋은 성적을 냈다. 창단 첫 해 시·도민 구단으로서는 최고의 성적인 리그 11위를 기록한 것. 최 감독이 시즌 내내 보인 모습에 비난하던 사람들도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성적이었다.
최 감독의 부모님 리더십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년 차에 접어든 선수들의 기량이 오르고 K리그에 대한 적응도 마쳐 시너지 효과를 발휘, 광주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물론 고비는 올 것이다. 막강한 팀이라도 매번 승리는 힘들다. 하지만 광주는 쉽게 극복할 것이다. 최 감독이 부모님으로서 이끌고, 선수들이 가족과 같은 끈끈한 동료애를 발휘한다면 패배는 아픔보다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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