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JTBC 수목드라마 ‘아내의 자격’이 심상치 않은 시청률 상승을 보이고 있다
‘아내의 자격’은 지난 2월 첫 방송 시청률이 1.07%(전국기준, 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전작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에 부끄럽지 않을만한 수치였다.
이후 시청률이 상승세를 그리더니 22일 방송되니 8회분은 2.158%를 나타냈다. 이는 ‘빠담빠담’이 기록한 최고 시청률 2.151%을 넘은 수치며 종편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로 종편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아내의 자격’의 승승장구는 마치 드라마 ‘모래시계’가 SBS를 지상파 방송사로 자리 잡게 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아내의 자격’이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가 뭘까. 단순히 막장이라 불리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뤘기 때문일까.
불륜도 높은 시청률 이유 중 하나가 되겠지만 무엇보다 불륜 드라마 치고 상당히 빠른 스토리 전개와 인물들의 이유 있는 일탈과 대처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 것과 동시에 이성재, 김희애의 명품연기를 드라마의 인기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기존 불륜 드라마는 종영까지 몇 회를 남겨두고 불륜사실이 밝혀지고 그 후 상황이 정리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에 비해 ‘아내의 자격’은 단 5회 만에 불륜사실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불륜 소재 드라마 중 가장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불륜사실이 빨리 밝혀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보통의 불륜 드라마는 불륜이 드러난 후 주로 불륜으로 얽힌 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아내의 자격’은 극중 서래(김희애 분)가 남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아들, 시댁 식구들, 대치동 사람들 등과 부딪히면서 장애물을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단지 두 남녀의 불륜을 보여주는 것 보다 시청자들이 궁금해 했던 불륜이 알려진 후의 상황을 그린다는 것.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철저하게 무시를 당하고 살아왔던 서래는 자신을 한 여자로 대해주는 태오(이성재 분)에게 호감을 갖게 됐고 불륜사실이 밝혀진 후에는 쓰레기 취급하는 시댁 식구들에게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태오 또한 아내에게 마음이 떠난 것을 인정했다. 남은 8회분 동안 두 사람이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성재와 김희애의 앙상블 또한 ‘아내의 자격’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연기파 배우의 애절한 연기와 비슷한 나이대의 두 사람이 더욱 이러하게 표현, 시청자들이 극에 깊이 몰입하게 만들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빠담빠담’의 명성을 확실하게 이어가고 있는 ‘아내의 자격’, 계속해서 시청률 상승세를 그리며 종편의 구세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완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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