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얼굴’ 탈보트-마리오, ‘구위는 대박인데 약점이 옥의 티’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3.26 15: 41

“구위는 정말 좋다. 그런데 셋 포지션 투구가 뭔가 아쉽다”.
볼 끝과 변화구 구사력만 보면 국내 최정상급 활약이 기대되는 투수들. 그러나 주자 출루 시 셋 포지션이 느리거나 수정작업 중이라 그 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2008시즌 KIA 케인 데이비스의 케이스가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29)와 SK 와이번스의 마리오 산티아고(28)가 유주자 시 불안감 등을 페넌트레이스에서 벗어낼 것인가.
탈보트와 마리오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모두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0시즌 추신수의 소속팀인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10승을 올렸던 전력의 탈보트는 이번 시범경기서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기록은 평범하지만 최고 149km에 이르는 직구가 자연싱커처럼 꺾여서 떨어지고 슬라이더의 각이 크고 빠른 편이라 타자가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도미니카 윈터리그서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힌 마리오의 시범경기 성적은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특급에 가깝다. 마리오도 최고 151km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에 위력적인 볼 끝과 커브, 체인지업 구사력에서 타 구단 전력분석관들로부터 ‘일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두 투수에게 주어진 과제는 바로 셋포지션에서의 안정성. 2008시즌 KIA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 땅을 밟았던 데이비스는 그 해 10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3.98의 성적을 남겼다. 볼 끝의 묵직함은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급으로 꼽혔으나 퀵모션이 1.6초 정도로 평균적인 투수들에 비해 느린 편이었다. 대체로 투수들의 셋포지션시 투구 동작에서 끝까지 이어지는 퀵모션은 1.3초가 기준점이다.
탈보트의 경우는 셋포지션 동작이 데이비스보다도 훨씬 느린 편. 탈보트의 퀵모션은 1초 대를 넘어 2.03~2.28초에 이른다. 이 정도면 투구와 포수 송구를 감안했을 때 웬만한 주자들이 2루 도루를 성공시킬 수 있는 정도의 시간이다. 주자 의식을 많이하면서도 정작 유주자시 투구에는 변화구 위주 투구가 높은 편이라 페넌트레이스 시 집중타나 연속 출루를 허용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마리오의 경우는 처음 팀 합류 당시에는 느린 편이었으나 집중 지도 끝에 퀵모션이 굉장히 빨라졌다. 시범경기 시 마리오의 퀵모션은 평균 1.24~1.30초 정도로 중상위에 해당하는 빠르기다. 그러나 마리오의 경우도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주자가 있을 경우 포수로부터 몸쪽 사인이 와도 의식적으로 바깥쪽 공의 빈도가 높다는 점. 타 구단 전력분석관은 “주자가 출루하면 포수가 몸쪽 사인을 내도 바깥쪽으로 공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주자를 잡아내겠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라며 마리오의 유주자 시 투구를 분석했다.
또한 탈보트는 투수 수비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체로 번트 수비가 약한 편이고 투구 후 수비로 전환하는 동작이 늦다는 평이 팀 내는 물론 외부에서도 많이 알려졌다. 마무리 투수라면 몰라도 선발로 뛸 선수임을 감안하면 이는 불안 요소로 꼽을 만 하다. 마리오의 경우는 투수 수비력에 있어 큰 단점을 지적받고 있지 않다.
투수는 어떤 경우의 수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아야 하며 ‘제5의 내야수’이기도 하다. 또한 동양 야구는 상대적으로 미국 야구보다 외국인 투수들의 투구 능력만이 아닌 기본적인 수비와 주자 견제 능력에서도 변수가 많다. 투수로서 공에 대한 믿음은 확실히 사놓은 탈보트와 마리오가 셋포지션과 투수 수비 면에서도 발전상을 보이며 ‘코리안드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탈보트-마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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