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1위 순항' 한화, 1999년 기운 감도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3.27 06: 12

"시범경기라도 한 번 1위 해볼까".
한화가 심상치 않다. 시범경기이지만 벌써 두 차례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4승1패로 시범경기 중간 순위 전체 1위. 겨우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고, 시범경기인 만큼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패배 의식을 벗어던졌고, 야심차게 준비한 올해 시즌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건 희망적이다.
한대화 감독은 "시범경기라도 전력으로 해서 한 번 1위 해볼까"라는 농담을 던지며 웃어보였다. 한화 구단 관계자도 "작년에는 시범경기에서 6위를 하고 시즌 때도 6위했다. 이왕하는 것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위하면 좋겠다"며 짐짓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5승7패로 삼성과 공동 6위였는데 시즌 때에도 LG와 공동 6위였다.

한화는 시범경기 1위에 대해 아주 좋은 기억 갖고 있다. 한화가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건 딱 한 번 있었다. 그게 바로 창단 처음이자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남아있는 1999년의 일이다. 1999년 한화는 시범경기 5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타자 댄 로마이어가 홈런 2개로 맹활약을 예고한 시범경기였다. 한화는 삼성과의 개막 3연전을 싹쓸이하며 시범경기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 1989년 처음 시작돼 지난해까지 23차례 열린 시범경기에서 1위를 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건 모두 14차례. 60.1%의 확률을 갖는다. 시범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한 것도 6차례 있었다. 1997년 롯데와 2006년 LG처럼 시범경기 1위가 시즌 최하위가 된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포스트시즌을 보장할 수 있는 전력의 팀들이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경우가 많았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2위(3.33)에 타율은 유일한 3할대(0.315)로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다. 시즌 개막이 11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선수들의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 때부터 선수들에게 페이스를 개막에 맞춰 빨리 가져가자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투수와 타자를 가리지 않고 시즌 개막 시점에 최고조의 상태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4월 한 달간 6승16패1무 승률 2할7푼3리로 최악의 시련을 겪었다. 한 감독은 "캠프 때 작년 4월에 우리팀이 몇승했는지 선수들에게 물었더니 답을 못하고 '많이 졌습니다'라고만 하더라"며 지난해의 기억을 떠올린 뒤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도 4월부터 페이스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지 손톱을 내밀며 "전체적으로 요만큼 좋아졌다"며 웃어보인 한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 캠프 때 수비 훈련 뿐만 아니라 배팅량도 많았다. (김)태균이가 들어온다고 타선이 갑자기 강해지는 게 아니다. 전체적으로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시범경기지만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999년의 영광을 떠올리며 시범경기 1위의 기분을 내고 있는 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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