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6년’의 원작자 강풀 만화가가 영화 제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강풀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26년’ 기자회견에서 “루머 많았지만 끝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풀의 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수많은 작품이 영화화 됐다. 그 과정에서 강풀은 단 한 번도 영화제작에 참여한 적이 없다.

강풀이 ‘26년’ 계약판권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참여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광주를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는 감독 것이라 생각해서 한 번도 참여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예외가 됐다. 최용대 대표(영화사청어람)가 강한 의지가 있었다. 계약판권 기간이 지나 회수를 해야 하지만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강풀은 “5.18은 현재 진행형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 피해자의 가족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얘기로 보이고 싶었다. 독자들에게 의미를 주입시키는 것보다 재미이쎄 전달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대중만화로 접근해서 만들었고 그것보다 더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게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6년’은 2008년 ‘29년’이라는 제목으로 첫 제작에 들어갔으며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페스티발’의 이해영 감독이 연출을 맡아 그 해 10월 중순 크랭크인 예정이었다. 하지만 크랭크인이 연기되다가 결국 투자 상황이 여의치 않은 이유 등으로 무산돼 안타까움을 샀다. 당시 제작비를 투자하기로 했던 몇몇 투자사들이 일제히 투자 철회를 해 항간에 ‘모종의 외압설’이 나돌았다.
강풀은 “루머도 많고 영화를 제작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끝까지 가겠다”며 “판권계약이 지나 회수를 해야 하지만 영화사청어람에서 열심히 한 걸 알고 있다. 나는 응원하고 있고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26년’은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국가대표 사격선수, 조직폭력배,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펼치는 극비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다.
‘26년’은 소셜필름메이킹이라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소셜필름메이킹이란 다수의 사람들이 특정 프로젝트에 소액을 기부, 후원하는 자금조달 형식인 크라우드 펀딩을 자본을 모으고 그 과정에서 모여진 사회적 관심을 개봉까지 이어가서 흥행을 성공시켜내는 방식.
청어람은 26일부터 오는 4월 20일까지 굿펀딩, 팝펀딩, 소셜 펀딩 개미스폰서 등 3개 사이트를 통해 10억 원 모금을 목표로 진행된다. 후원 금액은 2만원 및 5만원,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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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