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방망이 터졌으면…' 류중일 감독의 진한 아쉬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3.27 13: 59

지난해 국내 구단 가운데 최초로 아시아 무대 제패를 이끈 류중일 삼성 감독. 26일 현재 시범경기 최하위(1승 5패)에 머무르고 있지만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류 감독은 27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실전 모드라고 특별한 건 없다"면서 "계투진을 전원 대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18일 잠실 LG전 이후 5연패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졌던게 아니라 이기지 않았다는 농담까지 나올 만큼 여유가 넘친다. 류 감독은 "내가 마술사 같다. 진다고 하면 진다. 그리고 이긴다고 하면 이긴다. 돗자리 깔아야 겠다"고 껄껄 웃었다.
선발 윤성환이 80개의 투구수를 소화한 뒤 리드 여부에 따라 계투진을 가동할 예정. 류 감독은 "상황에 따라 정현욱, 안지만, 권혁을 투입할 것"이라며 "진짜 실전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할 것"이라고 실전 모드 돌입을 예고했다.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수치상 성적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자꾸 이기면 전력이 강해 그렇다고 자만에 빠질 수 있다. 반면 패한다면 전력이 약해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정말 애매하다. 애정남에 물어봐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류 감독이 추구하는 화끈한 공격 야구로 화제를 돌렸다. 류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점찍은 이승엽은 5할에 육박하는 맹타를 과시 중이다. 쳤다 하면 안타다. 25일 청주 한화전서 4타수 4안타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류 감독은 "아직 더 봐야 한다"고 판단을 미룬 뒤 "본인에게 물어봐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5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해도 타격 자세에 대해 불만족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다들 이승엽이 2003년 홈런 신기록을 세웠을때 모습만 생각하고 있다. 본인 또한 팬들에게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라며 "이미 10년 전 이야기다.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그의 어깨 위에 놓여진 짐을 덜어줬다.
류 감독은 17일 잠실 LG전서 8-3으로 승리한 뒤 "이런 경기 1년에 100번만 했으면 좋겠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삼성은 18일부터 5연패에 빠졌다. 류 감독은 "17일 경기 이후 그런 야구를 한 적이 없었다. 계속 2~3점을 얻는데 그쳤다. 승패를 떠나 그런 부분에서 불만족스럽다"고 꼬집었다.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던 채태인과 박석민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는게 류 감독의 생각. "쳐줘야 할 선수가 쳐줘야 한다. 채태인과 박석민에게 기대를 많이 하는데 중심 타선으로서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 기대하는 만큼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친 뒤 "이제 야구를 잘 할 나이가 됐다"고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기대했다.
류 감독의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삼성은 3회 현재 5-0으로 리드 중이다. 최형우는 1회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기선 제압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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