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남자를 위한 멜로가 나타났다?
지난 22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건축학개론'(이용주 감독)이 멜로 장르임에도, 여성보다 남성 관객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건축학개론'은 실제로 여성 관객들보다 남성 관객들의 감정 이입이 더욱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첫사랑의 기억을 자극하고, 풍부하게 재현된 아날로그 감성을 통해 90년대로 대표되는 학창시절의 향수가 남성들의 마음을 더욱 흔들고 있는 것.

그 동안 여성 관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로맨틱 멜로라는 장르가 남성 관객들의 절대적 지지도 얻을 수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이 간다'와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경우, 관람 후 네티즌 평점에서 연령대별 전체 관객층 중 10대 남성 관객의 만족도가 1위, 30대 남성 관객이 3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도 남성관객들의 평점이 9.12로 여성 관객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남자들은 첫사랑을 평생 잊지 못한다'라는 속설을 증명하듯 '건축학개론'에 대한 남성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대부분 생기 넘치지만 서툴고 숫기 없었던 스무 살 승민 이제훈의 모습이 자신과 닮았다는 것이다. 15년 만에 나타난 첫사랑으로 인해 마음이 흔들리는 서른 다섯 승민 엄태웅의 감정 역시 깊이 공감한다는 평. 영화 입소문의 진원지로서 남성 관객들의 힘이 돋보이는 '건축학개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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