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처럼 달린 질주의 2루타였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2루타 2개로 시범경기 불방망이를 이어갔다. 김태균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안타 2개 모두 2루타. 시범경기 5경기에서 11타수 6안타 타율 5할4푼5리 1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태균은 선두타자로 나온 2회초 첫 타석에서 SK 선발 박정태를 상대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하지만 4회초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서 박정배로부터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중견수 김강민이 몸을 날렸으나 역부족이었고, 그 사이 김태균이 전력질주해 2루 베이스까지 안착했다.

6회 2사 후 3번째 타석에서도 김태균은 SK 바뀐 투수 이재영을 상대로 3볼-노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을 갈라놓았다. 우익수 임훈이 역동작으로 공을 잡아낸 후 재빠르게 송구했지만, 2루 베이스를 향해 전력으로 내달리며 모래 바람을 일으킨 김태균의 슬라이딩이 간발의 차이로 공보다 빨랐다.
2루타 2개 모두 잘 맞은 타구였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전력질주가 돋보였다. 공식 프로필상 184cm 100kg 거구를 자랑하는 김태균은 발이 느리지만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올해 최고 연봉 15억원을 받는 김태균은 "연봉을 많이 받는 만큼 도루도 열심히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는데 시범경기부터 직접 몸으로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
2루타를 치고 난 뒤 김태균은 대주자 하주석으로 교체돼 경기에 빠졌다. 2루타 2개 포함 3개 타구가 모두 우측으로 향하며 이상적인 타구 분포도를 보였다. 시범경기 안타 6개 중 홈런 1개와 2루타 3개로 절반 이상이 장타. 좌측으로 3개, 우측으로 3개씩 고르게 타구를 보내며 '스프레이 히터' 진가를 보였다.
경기 후 김태균은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은 타이밍이기 때문에 열심히 뛰었다"며 "연봉을 떠나 기본적인 플레이를 한 것일 뿐이다. 1점차 승부였고 세이프가 가능한 타이밍이었기에 전력으로 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감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타구가 우측으로 많이 가는데 이게 내 타이밍"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벌써부터 예사롭지 않은 타구의 질을 자랑하고 있는 김태균. 시즌 개막 11일을 남기고 최상의 페이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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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