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허용으로 자칫 초반부터 무너질 수 있던 순간 강정호의 방망이가 추진력이 되었다. 넥센 히어로즈가 4회 동점 투런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강정호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를 꺾고 시범경기 5연승 쾌조의 상승세를 유지하며 시범경기 레이스 단독 1위에 올랐다.
넥센은 27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전서 2-4로 뒤진 4회초 동점 투런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강정호 등의 활약에 힘입어 6-4로 승리했다. 넥센은 이날 승리로 시범경기 전적 5승 2패(27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5연승을 달린 동시에 같은 시각 SK에 0-3으로 패한 한화(4승 2패)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반면 두산은 중반 좋은 찬스를 번번이 놓친 끝에 패하고 말았다. 두산의 시범경기 전적은 2승 3무 3패(6위)다.

1회초 넥센은 흔들리는 이용찬의 동요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정수성의 볼넷에 이어 수비 빈 곳으로 타구를 잘 굴린 서건창의 좌중간 안타 등으로 무사 1,3루를 만든 넥센. 이택근이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되기는 했으나 박병호 타석서 이용찬이 보크를 범하며 정수성이 득점했다. 넥센의 선제점이었다.
뒤이어 넥센은 오재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에 있던 서건창이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2-0으로 앞서나갔다. 두산은 1회말 이종욱의 좌중간 안타와 오재원의 우전 안타 등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맞았으나 김현수의 1루 땅볼과 김동주의 3루 땅볼로 2사 1,2루가 되고 말았다. 후속 타자 최주환의 볼넷 출루로 만루가 되었으나 이원석의 삼진으로 두산은 잔루 만루 무득점으로 1회말 공격을 마쳤다.
그러나 2회는 달랐다. 넥센이 2회초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우익수 정수빈이 잇달아 좋은 홈 송구로 3루 주자 허도환의 발을 묶으며 무득점에 그친 뒤 2회말. 두산은 1사 후 손시헌의 우전 안타와 정수빈의 2루 내야 안타, 이종욱의 우전 안타 등으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김현수가 브랜든 나이트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1-2, 두산이 추격 고삐를 당긴 순간이다.
그리고 뒤를 이은 김동주는 나이트의 4구 째를 밀어쳤다. 우익수 정수성이 쫓아가봤으나 글러브에 미치지 못하는 주자일소 3타점 2루타. 두산은 2회 4-2로 역전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넥센은 3회 곧바로 강정호의 좌월 투런으로 4-4 동점을 만드는 힘을 보여줬다. 이용찬의 초구 몸쪽 직구(141km)를 그대로 걷어올린 강정호의 과감함이 돋보였다.

4회말 두산 공격. 두산은 1사 후 상대 신인 좌완 박종윤의 견제구를 틈 탄 오재원의 2루 도루와 김현수의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동주의 유격수 땅볼과 최주환의 삼진으로 4-4 팽팽한 평행 구도는 그대로 이어졌다.
5회에도 두산은 상대 우완 장효훈의 제구난을 틈 타 이원석의 몸에 맞는 볼, 손시헌-정수빈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이종욱의 타구가 1루수 조중근 앞으로 흘러가는 3-2-3 병살타가 되며 여전히 동점으로 클리닝타임을 맞았다.
계투들을 잇달아 출격시키며 팽팽한 구도를 이어간 양 팀. 8회초 넥센은 조중근의 우전 안타와 대타로 나선 신인 지재옥의 중전 안타로 1사 1,3루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대타 강병식 타석서 양의지는 3루 주자 조중근을 잡기 위해 견제했으나 이는 이원석의 글러브를 외면하고 좌익선상으로 흘러갔다. 그 사이 조중근이 홈을 밟으며 5-4 앞서가는 점수로 이어졌다.
이를 틈 탄 강병식은 우익수 방면으로 1타점 안타를 때려내며 지재옥까지 홈으로 불러들였다. 6-4 결정적인 리드로 이어지는 쐐기타였다. 두산은 9회말 1사 후 최주환의 우익수 방면 2루타 등으로 2사 2,3루 마지막 기회를 맞았으나 후속타 불발로 무위에 그쳤다. 넥센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보근은 1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반면 두산 신인 변진수는 8회 2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은 난조 기미를 비췄다. 넥센 선발 나이트는 3이닝 동안 7피안타 2탈삼진 2볼넷 4실점으로 조기 강판했고 두산 선발 이용찬도 5이닝 동안 7피안타 사사구 3개 4실점에 그치고 말았다. 4회 동점 투런의 주인공 강정호는 지난 22일 삼성전서부터 3경기 연속 홈런포를 때려내며 골든글러브 탈환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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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