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밴드 전성시대.. 왜 걸밴드는 안나올까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3.27 17: 43

FT아일랜드, 씨엔블루에 이어 버스커버스커도 음원 차트에서 맹위를 떨치며 보이밴드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이들은 대중적인 노래와 탄탄한 팬덤으로 내는 곡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아이돌그룹과 록밴드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상황.
그러나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가 인기를 얻은지 수년이 지나도록 걸밴드는 아직 성공한 사례가 없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에 이어 원더걸스, 소녀시대가 등장하며 보이그룹에서 걸그룹으로의 성별 변환에 성공한 기존 아이돌 그룹 시장과는 다른 점이다.
더욱이 자우림의 김윤아, 체리필터의 조유진, 럼블피쉬의 최진이처럼 사랑받는 여성 밴드 보컬도 더 이상 차세대 주자를 못찾고 있는 실정. 그새 많은 기획사에서 10대 소녀를 내세워 '한국의 에이브릴 라빈'을 표방하거나 걸밴드를 기획했으나 성공한 케이스도 없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록이 지독한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보이그룹은 그 타개책으로 아이돌과의 접점을 찾은 반면 걸밴드는 제 위치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걸밴드를 기획했다가 론칭을 포기한 한 제작자는 "국내외적으로 성공적인 걸밴드가 없다보니, 이를 롤모델로 한 연습생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아이돌형 보이밴드는 예전부터 한국화 된 록 음악에 멤버들의 매력으로 강력한 팬덤이 형성돼왔지만, 걸밴드의 경우에는 어떤 이미지로 어떤 팬층에 소구할 것인지 연구할만한 제대로 된 선례도 없어 기획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강태규는 "록이 남성적 장르다보니 여성 밴드가 음악적 성취를 낸 경우는 전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다. 더구나 국내에선 록이 방송의 외면을 받으면서 혼성 밴드의 경우에도 체리필터의 '낭만 고양이' 이후 히트곡이 나오기 어려웠다. 이럴 때 기획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모델의 밴드를 기획하는 건 큰 모험일 것"이라고 평했다.
ri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