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됐건 감독의 위치에 있다 보니 그 동안 칭찬보다는 질책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순간만큼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은 심정이다".
비록 현대캐피탈에 패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KEPCO의 신춘삼 감독은 결과를 떠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명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KEPCO는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준PO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안젤코(29점)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세트스코어 3-1(25-18, 20-25, 25-20, 25-20)로 패하며 탈락과 함께 올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신춘삼 감독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탈락의 아픔보다는 승부 조작의 파문 속에서도 끝까지 힘을 합해 목표했던 4강을 이뤄내는 등 작은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신춘삼 감독은 "난파돼 가는 배의 선장으로서 마지막 동력을 상실할 때까지는 어떻게든 키를 잡고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치른 것 같다. 배구는 멘탈 싸움인데 승부 조작이 터진 5~6라운드의 경우에는 멘탈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승부 조작 파문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신 감독은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4강이란 목표를 이뤄냈다. 개인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리베로도 없고 용병도 없던 상태였다. 그러나 감독과 선수, 프런트 모두가 힘을 합하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즌이었다는 점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라며 올 시즌에 대한 총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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