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임경완-박희수-정우람, 이구동성 "홀드왕"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3.28 06: 29

"내 목표는 홀드왕이다."
한 팀의 투수 3명이 나란히 같은 개인목표를 정조준 하고 있다. SK 마운드의 '든든함'을 책임지고 있는 임경완(37), 박희수(29), 정우람(27)이 똑같이 '홀드왕'을 올해 지상과제로 뽑았기 때문이다.
SK는 지난 2005년부터 7년 연속 3점대 팀평균자책점을 유지해오고 있다. 올해 8년 연속 3점대 팀평균자책점을 노리는 SK 마운드의 핵심은 역시 불펜진, 이들 3명은 김광현, 송은범 등 재활조에 있는 선발 투수들이 시즌 전부터 전력구상에 빠진 만큼 더욱 귀중한 존재로 주목받고 있다.

3명 중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은 역시 임경완이다. 롯데에서 FA 이적한 임경완은 롯데로 간 정대현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당연한 과제가 주어져 있다. 정대현은 통산 11시즌을 소화하면서 99홀드 76세이브(32승 22패)를 기록했다.
임경완은 12시즌을 소화하며 통산 65홀드(30승42패 33세이브)를 올렸다. 무엇보다 부드러운 피칭폼 때문에 부상에서 자유로웠다는 점에서 더욱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22홀드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임경완은 “우람이는 초등학교(하단초) 후배다. 그래서 내가 홀드왕을 할테니 우람이에게 양보하라고 했다”며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만큼 나가겠다”고 웃어보였다. 이만수 감독 역시 "이제 임경완의 별명은 ‘작가’가 아니라 '베스트셀러'다"라고 공언하면서 기를 살려주고 있다.
‘SK 필수옵션’ 박희수 역시 홀드왕 후보로 손색이 없다. 지난 시즌 급부상한 박희수는 4승2패 8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88이었다. 이만수 감독이 가장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는 셋업맨이다.
이번 스프링캠프 때 슬라이더를 좀더 연마하는데 집중했다. 커브도 빠르고 느린 것 두 가지를 준비했고 투심 패스트볼까지 더 날카롭게 만들어놓았다.
“50경기 25홀드 이상”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설정한 박희수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우선 목표지만 WBC도 한 번 욕심내 보겠다”는 박희수는 “그러기 위해서는 홀드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100% 상태로 참가, 최고의 볼 모브먼트를 선보이고 있다.
SK 불펜진의 강함은 정우람의 등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우람은 본격적으로 중용된 2005년부터 최적합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대현, 윤길현, 조웅천 등과 함께 철벽 불펜 아성을 유지해왔다. 117홀드로 역대 이 부문 최고 기록까지 보유, 매 경기 새롭게 경신할 정우람은 이미 2번이나 홀드왕에 올랐다. 2008년과 2011년 나란히 25홀드를 올리며 타이틀을 가져갔다. 정우람 역시 "또 한 번 홀드왕"을 외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이 가장 먼저 전제로 내세우는 것이 있다. 경쟁 속에서도 모두 "팀이 우선"이라고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홀드는 세 명이 한 경기에서 받을 수 있다. 마무리 투수 앞에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해 이를 유지하면 홀드가 주어진다. 서로를 상대라고 느끼기 보다는 협력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경완은 롯데 시절을 떠올리며 "혼자 잘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어떤 임무가 주어지더라도 희수, 우람이와 무조건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또 박희수는 "앞에서 깔아놓은 타자는 해결하고 내가 내보낸 타자는 우람이가 없애 줄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정우람 역시 세이브 상황이든 홀드 상황이든 무조건 나간다는 각오다. "내년 초 WBC 멤버가 된다면 입대도 잠시 미룰 수 있다"는 정우람은 "경완 선배나 희수형이 워낙 잘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셋 중 임경완과 박희수는 27일 문학 한화와의 시범경기에 잇따라 출격했다. 임경완이 연속 볼넷으로 실점 위기에 몰리자 곧바로 박희수가 실점하지 않은 채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임경완은 홀드, 박희수는 세이브를 각각 나눠가졌다. 마무리 엄정욱이 가세하면 이들 SK 불펜 3명은 더욱 강력하게 홀드왕 경쟁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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