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원주, 이균재 인턴기자] 28일 막이 오르는 원주 동부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승부의 열쇠는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듯 동부와 KGC의 대결은 높이-조직력-노련미 대 패기-체력의 대결로 압축된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양팀의 수비와 동부의 높이에 저항할 수 있는 크리스 다니엘스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동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일명 질식 수비. 앞선에 있는 박지현과 황진원뿐만 아니라 키가 큰 로드 벤슨(207cm)-김주성(205cm)-윤호영(197cm)은 빠른 발과 특유의 운동 능력, 농구 센스를 총 동원해 골밑은 물론 외곽수비까지 펼치며 상대의 공격을 질식시킨다.

KGC의 수비도 만만치 않다. 골밑 수비는 동부에 밀릴지 몰라도 앞선에서 수비는 오히려 동부보다 더 끈끈한 것.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KGC는 강한 체력과 끈질긴 승부욕을 앞세워 전방에서부터 상대팀을 압박한다.
이는 양팀의 정규시즌 기록을 잘봐도 나타난다. 동부와 KGC의 시즌 평균득점은 75.2점과 76.6점. 하지만 양팀은 6번 맞대결에서 각각 61.8점과 56.7점 밖에 넣지 못했다. 특히 지난 1월 11일 맞대결에서는 역대 한 팀 최소득점(KGC, 41점)이 나오며 동부가 52-41로 이겨 한 경기 최소득점(93점) 기록까지 낳았을 정도다.
이에 대해 강동희 동부 감독은 "앞쪽에서 수비는 KGC가 더 좋지만 골밑 수비는 우리가 더 낫다. 두 팀의 경기에서 저득점이 나오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어 "훈련할 때 KGC의 압박 수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상범 KGC 감독도 "동부는 공격이 안 되도 수비가 잘 된다. 하지만 우리 팀은 수비가 안되면 전체적으로 흔들린다. 정규리그 때 동부와 경기서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구사했지만 뒷선의 수비가 튼튼하지 못해 졌다"며 챔프전서도 수비에서 승부가 갈릴 것임을 암시했다.
챔프전 승부의 포인트는 수비와 더불어 오세근(200cm)과 함께 KGC의 높이를 책임지고 있는 다니엘스(209cm)의 활약 여부다. 동부에는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벤슨-김주성-윤호영이라는 트리플 타워가 버티고 있기 때문. 오세근 한 명 가지고는 골밑에서 도저히 동부를 당해낼 방법이 없다. 다니엘스의 역할이 중요한 셈.

이상범 KGC 감독은 "다니엘스는 전 용병 화이트와 비교했을 때 높이와 수비적인 면에서는 더 좋다. 제공권에서만 밀리지 않는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며 "다니엘스와 세근이는 연습한 대로 할 것이지만 아직 다니엘스가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그것이 우리의 숙제고 다니엘스를 얼마나 활용을 잘 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그 활용법을 1차전부터 보여줄 것이다"며 다니엘스가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음을 밝혔다.
강동희 감독도 "지난해 다니엘스가 KCC에 있으면서 하승진과 골밑에서 정말 잘했다. 둘의 높이가 상당히 높았는데 올해는 오세근과 함께라 높이가 좀 낮아졌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몸싸움에서 좀 밀리는 것이 문제지만 모비스전서 테렌스 레더와 함지훈을 막으면서 해법을 찾았기 때문에 수비 로테이션이 잘 이루어진다면 골밑에서 위력을 반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훈련을 통해 다니엘스를 수비하는 방법을 연습했다"고 밝혀 질식수비를 통해 골밑의 다니엘스를 봉쇄할 것임을 드러냈다.
챔프전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수비와 다니엘스. 과연 어느 팀이 어떤 열쇠로 챔피언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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