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장가에 새로운 블루칩이 떠올랐다. 내로라하는 대형 제작사와 수입사들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해 울상을 짓는 가운데 연속 대박을 터뜨린 신생 영화사 '블루미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2월 창립한 블루미지는 올해 처음으로 두 편의 외화를 선보였다. 지난 달 개봉한 애니메이션 '토르: 마법망치의 전설' 투자와 마케팅 책임을 시작으로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수입했다.
'언터처블'의 경우 외화 수입 부문에서 흥행 귀재로 소문난 박민정 블루미지 대표가 필름마켓 초기 단계에서 계약을 맺었고, 영화로 완성된 후 프랑스 박스오피스에서 파죽의 10주 연속 1위를 달리는 등 유럽 극장가를 휩쓸었다. 외화 수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석 단계에서 보물을 고를줄 알아야 한다'는 혜안을 제대로 과시한 셈이다.

감동 코미디 '언터처블'은 국내 시사회 단계에서부터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22일 개봉과 동시에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개봉 첫주 44만 관객을 동원, 2012년 개봉 외화(애니메이션 제외) 중 첫 주 스코어를 1위를 기록했다.
날이 갈수록 관객수가 급증한다는 게 입소문 영화 '언터처블'의 강점이다. 비수기 평일에도 불구하고 개봉 6일만인 화요일(27일)에 50만 관객의 벽을 일찌감치 깨버렸다.
특히 '언터처블'은 올해 1월 19일 이후 한국영화들이 '댄싱퀸'-'부러진화살'-'범죄와의 전쟁'-'하울링'-'러브픽션'-'화차'-'건축학개론'으로 1위 릴레이를 펼치며 흥행 상위권을 휩쓰는 가운데 선전을 벌여 더 주목받고 있다.
블루미지 측에 따르면 '언터처블'은 2011년 AFM(Ameriacan Film Market)에서 구입한 작품으로, 구매 검토 당시 할리우드 영화도 아닌 프랑스 영화라는 점이 가장 큰 약점이었다. 국내에서 ‘유럽 영화는 상업성이 약한 지루한 예술 영화’라는 편견이 워낙 강하기 때문.
그러나 박 대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유쾌한 감동을 전해주는 ‘상위 1%-하위1% 극과 극 두 남자의 우정’, 그리고 두 배우의 연기 앙상블과 주옥 같은 OST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한국관객의 정서와 맞아떨어지는 작품이었기에 최종적으로 구매를 결정했다"고 수입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예전 인도영화 을 수입, 마케팅하면서 ‘제 3국 영화’도 컨텐츠만 좋으면 흥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기에 의 구매를 결정할 수 있었다”며 구매 동기를 설명했다. 이어 “구매 후 다행히, 프랑스에서 개봉과 동시에 10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유럽 각국에서 또한 장기흥행을 하는 것을 보고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고 말했다.
또 '토르: 마법망치의 전설'도 기존 ‘애니메이션=아이돌 목소리 캐스팅’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탈피, '무한도전'과 '런닝맨' 등 예능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하하와 개그콘서트의 최효종, 김원효, 조지훈을 캐스팅해 영화의 타겟이기도 한 유아~초등학교 저학년의 눈높이를 맞췄다. 여기에 영화 속 천둥의 신 토르의 모험담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북유럽 신화를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을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부모관객과 아이들을 동시에 공략해 성공적인 흥행을 거두었다.
첫 출발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블루미지는 올 하반기 3D애니메이션 '잠베지아'와 1억 2천만 달러의 제작비에 톰 행크스, 할 베리, 수잔 서랜든, 휴고 위빙 그리고 한국의 연기파 여배우 배두나 등 월드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클라우드 아틀라스'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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