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위적인 설정으로 아쉬움을 주고 있는 ‘빛과 그림자’의 자조적인 대사가 눈길을 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 36회에서 4년간 도피생활을 했던 강기태(안재욱 분)는 망해가는 빛나라 쇼단과 송미진 사장(이휘향 분) 앞에 때마침 돌아왔다.
기태는 김재욱 부장(김병기 분)의 도움으로 이미 4년 전에 범죄단체수괴혐의에서 자신이 벗어났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면서 신정구(성지루 분) 앞에 나타났다. 4년 만의 돌아온 기태 앞에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더미였다. 앞으로 차수혁(이필모 분)과 장철환(전광렬 분)에게 복수를 해야 하는 기태는 재등장부터 만능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기태를 배신했다면서 4년간 빅토리아 무대에 서지 않았던 정구는 먹기 살기 위해 송 사장에게 부탁해 무대에 소속 가수들을 세웠다. 그런데 송 사장을 방해하기 위해 조명국(이종원 분)이 건달들을 빅토리아 클럽으로 보냈고 무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 순간 조태수(김뢰하 분)와 기태가 등장해 건달들을 무력진압 없이 돌려보내며 기쁨을 더했다.
정구는 기태와 술을 마시면서 “송 사장이 기태를 배신해서 그 이후 인연을 끊었다가 오늘 빅토리아 무대에 섰는데 또 난장판이 되고 그것을 네가 정리할 줄 몰랐다. 이거 완전히 영화 한편 찍는 기분이야”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이보다 극적일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정구의 영화 같다는 표현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영화 같다는 대사는 또 있었다. 앞서 안도성 검사(공정환 분)는 수혁으로부터 장철환이 로비스트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어쨌거나 장철환 그 양반 인생을 들여다보면 무슨 영화 한편 보는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 장면 역시 정권이 바뀌고 소용돌이 쳐도 굳건하게 살아남는 장철환이라는 캐릭터의 작위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그동안 ‘빛과 그림자’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장으로 우뚝 서는 기태의 성공과 복수를 다루기 위해 온갖 고난을 겪는 것으로 설정하며 작위적인 전개를 보였다. 영화와 드라마에 있어서 재미를 위한 극적인 전개는 당연하다. 하지만 정도를 벗어났던 ‘빛과 그림자’가 제 3막에서 다시 한번 억지 전개의 우를 범하지 않을지 시청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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