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영화 ‘아바타’로 영화팬들에게 큰 시각적 충격을 선사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2012년 재개봉한 ‘타이타닉’, 그의 선택은 탁월했나.
3D로 다시 무장한 돌아온 ‘타이타닉’이 27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시사회에서 그 거대한 막을 올렸다.
‘타이타닉’이 15년 만에 3D로 탄생하기까지 200억 원의 컨버팅(converting) 비용이 투자됐고 300명의 전문가들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달렸다. 카메론 감독은 3D 과정 전체를 직접 감독하며 공을 들였다.

‘아바타’를 통해 시각효과의 결정체를 보여줬던 카메론 감독은 어쩌면 ‘아바타’보다 ‘타이타닉’ 3D화 작업이 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잘 알려져 있듯이 2D 영화를 3D로 변환하는 건 영화 한 편을 제작할 정도의 비용이 든다. ‘타이타닉 3D’ 제작비만 한화 200억 원이 투입됐다.
3D로 태어난 ‘타이타닉’에서 두 히어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앳된 외모를 3D를 통해 더욱 생생하고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건 영화팬들에게 큰 즐거움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갈색 머리와 빨려들 것 같은 눈동자의 꽃미남 외모, 케이트 윈슬렛의 찰랑거리는 긴 곱슬머리와 생기 넘치는 붉은 볼과 붉은 입술 등 1997년 절정의 미모를 보여준 이들의 모습을 3D로 뚜렷하게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또한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빙하로 배가 침몰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는 개봉 당시 전 세계적으로 ‘타이타닉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큰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며 향수에 젖게 만든다.
그러나 ‘타이타닉’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3D다. 이번에 ‘타이타닉’이 재개봉한 가장 큰 이유는 21세기의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타이타닉 호의 침몰 등 역동적인 움직임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더욱 리얼함을 선사하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기대와는 달리 ‘타이타닉 3D’는 그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평가하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타이타닉 호의 침몰과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과 로즈(케이트 윈슬렛 분)이 타이타닉 선두에서 양팔을 벌리고 바람을 맞는 모습이 3D로 관객들을 압도하기에는 2%의 부족함이 있었다.
카메론 감독을 비롯해 300명의 전문가들이 각 장면 하나하나를 한 편의 예술작품처럼 다루며 제작했다. 보통 한 장면을 3D로 복원하는 작업이 이틀 걸리는데 반해 ‘타이타닉’은 2주에서 3주까지 걸렸다.
이들의 노고는 그 어떤 것을 막론하고, 전혀 의심할 여지없이 높게 평가받고 예술가로 추앙받을 만하다. 하지만 3D 효과가 크게 느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카메론 감독의 말대로 과거 ‘타이타닉’을 봤던 관객들에게는 영화의 주제인 인간의 장엄함과 재난의 근원, 그리고 편견과 사회와 시절을 초월하는 사랑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극장에서 ‘타이타닉’을 보지 못한 세대에게는 이러한 주제를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주는 데 그 의미를 두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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