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타점왕".
최근 롯데 양승호(52) 감독은 경기장에서 홍성흔(35)을 보면 '타점왕'이라 부를 때가 많다. 24일 시범경기 LG전에서 홍성흔이 홀로 3타점을 올리자 바로 다음날 웃으며 '타점왕'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홍성흔은 화들짝 놀라며 "감독님, 제발 시범경기 '왕'소리는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통사정을 했다.
이유는 이렇다. 지난해 홍성흔은 시범경기에서 타율(.514), 타점(11개), 최다안타(19개), 출루율(.550), 장타율(.676) 등 무려 타격 5개부문에 선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바로 전 해인 2010년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린 상황이었기에 더욱 기대감은 높아만 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지만 정규시즌 돌입 후 홍성흔은 2개월동안 타율 2할7푼4리 11타점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장타가 실종되며 고전했다. 특히 첫 홈런이 5월 17일에야 나올 정도로 페이스가 느렸다. 결국 타율도 시즌 막판 3할을 넘기긴 했지만 경계선을 계속 넘나들었다. 때문에 홍성흔은 웃으며 "시범경기 '무슨무슨 왕' 소리만 들어도 놀란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범경기서 다행히(?) 홍성흔은 폭발적인 성적은 기록하진 않고있다. 27일 현재 홍성흔은 타율 2할9푼2리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올 겨울 타격폼을 수정한 홍성흔은 시범경기를 시험대로 삼고있다. 종전에는 방망이를 시계추와 같이 흔들며 타이밍을 잡았지만 지금은 방망이를 쥘 때 왼손은 슬쩍 얹어놓다 치는 순간 틀어쥐며 힘을 빼는 연습을 하고있다.
홍성흔은 무엇보다 프로는 결과로서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시범경기때 아무리 좋았어도 시즌 때 잘해야한다. 시범경기 성적은 정규시즌 돌입과 동시에 사라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한 홍성흔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근육을 키운 것과 관련, 결과로서 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몸을 키운것에 대해 일부에서 우려를 표하는 걸 알고있다. 하지만 (변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그렇게 준비했다"면서 "만약 성적이 잘 나오면 '몸을 키운 덕분'이라고 말 할테고 안 나오면 또 몸을 키운 것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결국 성적으로 말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과 동시에 홍성흔은 롯데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았다. 홍성흔은 최근 "4번 타자가 아니라 네 번째 타자라는 생각을 갖겠다"는 말을 자주 하며 최대한 부담없이 하겠다고 말한다. 말이 아니라 성적으로 보여주겠다는 홍성흔의 다짐, 올 시즌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궁금하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