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박정석,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2.03.28 11: 36

"아쉽지만 아쉬워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겠다".
올드게이머의 자존심인 '영웅' 박정석(29)이 12년간 정들었던 e스포츠와 작별을 고했다. 내달 8일 SK텔레콤과 프로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한 발표지만 오래전에 이미 결심한 듯한 인상이었다. 12년간 선수로 명성을 떨쳤던 e스포츠서 코칭스태프나 방송 관련일을 할 수 있지만 박정석은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박정석은 "오랜시간 내 인생의 1/3을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횟수로 12년간 있었던 곳을 떠나 아쉽고 섭섭하다. 그동안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제는 내 차례라는 생각을 했다. 몇달 전부터 은퇴에 대해 생각해왔었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은퇴 결정에 대해 전했다.

박정석은 지난 2002년 '스카이 스타리그에서 임요환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토스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낸 주인공. 수려한 외모와 함께 '무당 스톰'과 엄청난 양의 생산력을 자랑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2004년 KT프로게임단에 입단하여,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e스포츠와 역사를 함께 해왔다
또한 지난 2010년 공군에이스에서 병역생활을 마친 뒤 다시 팀으로 복귀해 팀의 정신적 지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왔고,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저작권 정책 대국민 토론회’ 및 2012년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하는 ‘곽승준의 미래토크' 등에 참석해 대한민국 정부에 e스포츠의 활성화를 어필하기도 했다.
12년간 프로게이머 생활에 대해 박정석은 "좋을 때가 많았다. 물론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다.  최고의 자리도 가보고 바닥도 가봤다. 인생에서 많은 공부를 했다. 보잘 것 없는 나를 많은 팬분들이 아껴주시고 힘이 되어주셔서 너무 고맙다. 특히 펜카페 '정석동' 분들께 감사드린다. 떠나게 되서 너무 죄송하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박정석의 은퇴 결정에 대해 가족들은 강한 지지 의사를 보였다. 박정석은 "가족들이 이번 결정에 대해 큰 말씀은 안하셨지만 믿어주시고 지지를 보내주셨다"라고 답했다.
현역생활을 접게 된 박정석은 이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다. 우선은 결승전까지 최선을 다해서 팀의 우승에 보탬이 되겠다. 내 은퇴와 팀의 우승은 별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결승전이 끝나고 나면 뭔가 특별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사회인 박정석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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