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상대팀들, "서건창? 저 선수는 누구야?"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29 06: 27

"서건창이 누구지? 처음 들어보는데?".
최근 넥센 히어로즈와 시범경기를 치르는 상대팀의 덕아웃에서 매일같이 한번씩은 들리는 말이다.
시범경기기 때문에 상대팀 전력을 크게 신경쓰지는 않지만 지금 라인업에 오른 선수들이 대부분 시즌중 주로 만나게 될 선수라는 점에서 새로운 인물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신고 테스트를 받고 들어온 내야수 서건창(23)은 마무리 훈련을 거치면서 정식으로 입단 절차를 밟았다. 2008년 LG 트윈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정식선수가 된 후 1경기 기록만을 남기고 방출됐으나 군입대 후 프로무대에 재도전해 성공했다.
서건창은 전지훈련에서 타격과 주루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단숨에 넥센 코치진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공·수·주가 다 되는 몇 안되는 선수다. 왜 저런 선수가 야구판을 떠나야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서건창의 능력을 높이 샀다.
그러나 팀 밖에서는 서건창을 알고 있을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한 감독은 취재진에게 "서건창이 누구냐"고 물어보고 답을 들은 뒤 "넥센에는 유명하지 않아도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많아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건창은 28일까지 시범경기 전 경기에 선발과 백업을 가리지 않고 2루수 겸 테이블 세터로 출장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전지훈련 중 보여줬던 맹타가 사라지면서 2할2푼7리의 저조한 타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만난 서건창은 "아무래도 실전 경기에 뛴다는 생각 때문인지 부담이 있다. 요즘 야구가 잘 안된다. 그런 부담도 이겨낼 줄 알아야 하는 게 실력인데 아직 부족하다"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서건창은 28일 잠실 두산전에 2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해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시범경기 첫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꽤 어려운 호수비도 선보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금씩 자기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아직 서건창의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더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그의 능력을 펼쳐보여야 한다. 입단 때부터 그의 눈빛에서 사라지지 않았던 '절박함'이 있는 한, 그의 이름이 올해 야구인들과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 아로새겨질 수 있을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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