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대승' 신한은행, 정규리그와 차이점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29 09: 43

신한은행이 KB스타즈와 정규리그 8번의 대결서 10점 이상 점수 차가 난 적은 단 2번이다. 그만큼 양 팀의 대결은 박빙이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대결은 너무 손쉽게 신한은행이 이기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8일 청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2011-2012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홈팀 KB 스타즈를 상대로 79-59로 대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도 83-59로 KB를 대파했던 신한은행은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통합 6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1·2차전 모두 신한은행이 손쉽게 거머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전은 24점 차, 2차전은 20점 차. 핑계가 통하지 않는 점수 차다. 정덕화 KB 감독도 "두 경기 모두 완패다"고 인정할 정도.

정 감독은 이와 같은 부진을 정신력의 문제로 꼽았다. 경기 전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마치 부잣집 딸이 농구를 하는 것 같고, 신한은행은 하인집 딸이 농구하는 것 같다. 선수들한테 '신한은행은 너희를 잡으려고 저렇게 뛰는데, 너희는 너무 느긋하다. 지저분하게 좀 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 후에는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매우 컸던 것 같다. 강박관념에 잡혔는지 순간 순간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반면 신한은행은 1차전과 2차전 모두 빈 틈이 보이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단단히 무장되어 있었다. 1차전에서 대승을 했다면 선수들이 풀릴 법도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달식 신한은행은 "선수들 개개인에게 주문한 건 없다. 전체적인 경기 운영과 심리적인 것을 주문했다"고 답했다.
이어 임 감독은 "분위기에 휩싸이면 냉정하게 경기를 풀지 못한다. 그래서 들뜨지 말고 분위기를 무겁게 가져가면서 차분하고 진지하게 경기를 하라고 했다. 물론 긴장을 풀기 위해 화기애애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니다. 베테랑이 많으면 상관이 없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선수들은 임 감독의 말에 철저히 따랐다. 이유는 간단했다. 플레이오프서 제대로 당했기 때문. 신한은행은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서 1차전 75-70, 2차전 73-72로 모두 간신히 이겼다. 완승을 거둘 거라는 예측과 달랐다.
삼성생명은 부상 선수들로 제 전력이 아님에도 신한은행을 압박했다. 결국 신한은행은 3차전서는 56-64로 패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신한은행은 4차전을 이기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경험은 신한은행에 약이 됐고, 매 경기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임하게 됐다.
정신적인 것만 달랐던 것은 아니다. 전술적인 변화도 확실했다. 외곽에 비중을 둔다는 차이가 확실했다. 임 감독은 "정규리그에서는 하은주를 위한 농구를 하다가 챔피언결정전부터 패턴을 바꿔서 외곽으로 방향을 찾았는데 잘됐다"고 전했다. 즉 이연화(3점슛 4개)와 김연주(3점슛 5개)의 외곽포가 의도된 전략이라는 것.
물론 그렇게 된 과정이 있었다. 신한은행은 2쿼터부터 하은주를 투입했다. 효과는 적었다. KB는 철저한 협력 수비와 로테이션 수비로 하은주는 물론 신한은행의 득점을 꽁꽁 묶었다. 신한은행의 2쿼터 득점이 14점으로 이날 쿼터당 득점 중 가장 적었다는 것이 증명한다.
하지만 3쿼터부터는 완벽히 달라졌다. KB의 체력이 떨어짐에 따라 로테이션이 원활히 안 되면서 외곽에서 찬스가 생기기 시작한 것. 안그래도 잘 터지던 김연주의 3점포는 불을 뿜었고, 덩달아 이연화의 3점슛도 잇달아 들어가며 신한은행은 3쿼터에서 28득점을 했다.
임 감독은 1·2차전을 모두 승리하면 우승의 80%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제 목표까지는 단 1승이 남았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1·2차전과 비교해 변한 것이 없다. 오히려 3차전을 5차전과 같이 임하겠다는 것이 신한은행 선수들의 각오다. 전술적·육체적·정신적으로 똘똘 뭉친 신한은행이 3차전마저 챙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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