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로페즈-마리오, 헐크 안성맞춤 선발 되나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3.29 12: 46

SK 외국인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37)와 마리오 산티아고(28)가 '이닝 이터'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이만수 감독이 선보일 야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식 감독 데뷔 시즌을 앞두고 있는 '헐크' 이만수 SK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선발진. 스프링캠프 출발 전부터 "선발 투수를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고민거리"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이 감독이다.
지난 2007년부터 활약했던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해 송은범, 전병두, 고효준 등 그동안 SK를 지탱해왔던 선발 자원들이 부상과 수술, 입대 등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사실상 완전히 새로운 선발진 구축이 시급했다.

이에 이 감독은 개리 글로버(36, 마이애미), 브라이언 고든(34, 삼성)과 재계약을 포기하는 대신 로페즈, 마리오와 계약을 맺었다. "선발 투수는 최소 5회를 버텨줘야 한다.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 중간 투수들에 몰리는 과부하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감독대행시절부터 해왔던 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로페즈는 긴 설명이 필요없는 이닝이터형 선발 투수다. 지난 2009년 KIA에 입단, 14승으로 다승왕을 거머쥔 로페즈는 작년까지 3시즌 동안 통산 82경기(선발 76경기) 동안 29승(24패 2세이브)에 3.8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6번의 완투, 43번의 퀄리티스타트가 포함됐다. 경기당 평균으로 따져도 6⅓이닝을 소화한 셈이다.
나이, 옆구리 부상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땅한 외국인 투수, 게다가 이닝 이터형 투수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로페즈와의 계약은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20일 문학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단 한 번의 시범경기에서 '명불허전 로페즈'의 진가를 증명해 보였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마리오는 내부 평가가 좋았지만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젊고 다양한 변화구, 150km대의 빠른 볼에 다양한 변화구를 지니고 있다지만 한국 타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마리오는 연습경기 뿐 아니라 시범경기에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마리오는 3번의 시범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결과를 떠나 내용이 좋았다. 첫 시범경기였던 지난 17일 문학 KIA전과 22일 잠실 LG전에서는 나란히 5이닝을 소화하면서 각각 1실점에 그쳤다. 28일 문학 한화전에서 7이닝을 실점없이 던지며 코칭스태프의 완전한 신뢰를 얻었다. 이제는 개막전 선발로까지 언급될 정도.
시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었던 막막한 선발 마운드에 확실한 원투 펀치가 등장한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이들은 이 감독이 강조했던 '불펜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이닝 이터형 투수'들이다. 이 감독은 두 외국인 투수 사이에 국내 선수가 들어가주길 바라고 있다. 불펜들의 과부하를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야구에 시스템 야구를 접목, 메이저리그와 한국식 야구를 함께 접목하려는 이 감독인 만큼 이 두 이닝 이터형 투수의 등장은 여간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남은 것은 3~5선발 자리. 가장 확실한 3명을 뽑고 6,7선발 2명은 중간 투수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복안을 마련해뒀다. "우승이 목표"라는 이 감독. 결국 이런 모든 계획도 로페즈와 마리오가 중간 투수들의 피로를 최대한 덜어 줄 때 가능하다.
로페즈와 마리오, 여기에 김광현과 송은범까지 돌아올 경우 '헐크' 이만수 감독이 원하는 이닝 이터형 선발 투수진은 이상이 아닌 현실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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