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신 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은 "대구는 제2의 고향"이라고 표현한다. 선 감독은 2004년 삼성 라이온즈 수석 코치로 부임한 뒤 2005년부터 6년간 사자 군단의 지휘봉을 잡으며 2005, 2006년 2년 연속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선 감독은 "고향인 광주 다음으로 오래 살아 대구가 제2의 고향"이라면서 "대구에 머무르면서 시민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성원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29일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대구구장 그라운드를 밟은 선 감독의 표정에는 잔잔한 미소가 흘렀다. 선 감독은 대구구장에 도착한 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김성래 수석 코치, 김용국 수비 코치, 김한수 타격 코치,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 등 삼성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누고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옛제자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기도 했다. 사자 군단의 지키는 야구의 초석을 다진 선 감독은 정현욱을 비롯한 삼성 투수들과도 반갑게 해후했다.
선 감독은 삼성 덕아웃을 바라보며 "여기는 앞으로 몇년간 탄탄할 것"이라며 "이쪽 같으면 무슨 걱정이 있겠나. 선수들에게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고 할 것 같다. 안 아프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전 소속 구단의 전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선 감독은 "2005, 2006년 우승 당시 선수들이 현재 코치로 활약 중이다.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 김상수, 배영섭 등 젊은 선수들로 세대 교체를 잘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응룡 전 삼성 사장과 김재하 전 삼성 부사장의 아낌없는 지원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선 감독은 "김응룡 사장님께서 오랫동안 감독직을 맡으셨지만 현장에 단 한 마디 안 하셨다. 1년에 한 번 정도 "커피 한 잔 하자"고 오셔서 "힘들지 않나", "필요한게 없나"고 항상 도와주셨다"며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지만 소신껏 하라는 뜻이었다"고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호랑이 군단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선 감독은 "우리 팀도 그렇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갈 것"이라고 명가 재건을 다짐했다. 선 감독은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와 호라시오 라미레즈를 비롯해 윤석민, 서재응, 박경태로 선발진을 꾸릴 계획. 계투진 구성은 아직 미지수.
선 감독은 한기주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4월 중순쯤 100%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마무리로 기용할 것"이라고 변함없는 믿음을 내비쳤다. 당초 6월 복귀를 전망했던 좌완 양현종도 예상보다 빨리 합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 감독은 "6월 생각했는데 하프 피칭하는 걸 보니까 좋더라. 얼굴이 밝아진게 그만큼 통증이 없다는 뜻 아니겠냐"고 했다. 그래서 선 감독은 "시즌 초반만 잘 하면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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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