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최동원 선배는 전력 투구가 많지 않았다."
김진욱(52) 두산 감독이 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의 예를 들어 투수들의 완급 조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만난 김진욱 감독은 투수들의 피칭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투수가 자기 구위나 힘만 가지고 던지면 초보 수준"이라면서 "그렇게 던지면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분명 몸에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 타자들을 잘 이용해야 한다. 그래야 부담도 덜하고 많이 던져도 부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가진 것만 이용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수싸움이나 상대타자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그렇게 완투를 많이 한 동원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직구를 던져도 전력 투구는 별로 없었다. 주자가 나갔을 때 몇번 던졌다"면서 "그래도 직구가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전력 투구가 아니었다. 전력으로 던지지 않아도 볼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한 번 전력 투구를 하면 정말 좋았다"고 회상했다.
최동원 전 감독은 통산 8시즌 동안 248경기에 출장했고 그 중 80경기를 완투로 장식했다. 100번의 완투를 기록한 '황태자' 윤학길(롯데 2군 감독)에 이은 이 부문 역대 2위. 완봉은 15경기.
그러면서 김 감독은 "동원 선배는 리듬으로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투구폼이 다이내믹해서 힘이 많이 들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투수들도 그런 것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젊은 투수는 초구부터 가장 빠르고 전력으로 좋은 볼을 던진 후 차차 구위나 구속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반대로 구속을 빠르고 느리게 조절하다가 결정적일 때 빠르고 좋은 볼로 승부를 해야 한다"면서 "초구는 맞춰 잡는 개념으로 던져야 한다. 초구부터 좋은 공을 던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