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유재웅, "홈런 방망이, 최준석 주려했는데…"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3.29 16: 38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네…."
SK 유재웅(33)이 결승 홈런을 날린 방망이를 상대팀 선수의 수중에 순순히 넘길 뻔 했다.
유재웅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대타로 출장, 우중간 담장 밖으로 떨어지는 깊숙한 솔로포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1-1로 팽팽하던 7회였기에 이날 팀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포였다.

외야와 1루 백업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유재웅으로서는 의미가 있는 대포였다.
사실 유재웅은 이 홈런 배트를 두산 시절 친하게 지냈던 후배 최준석(29)에게 주려 했다. 밀봉을 뜯자마자 곧바로 방망이를 챙겨든 유재웅은 두산 덕아웃으로 찾아가 최준석에게 건넨 것이다.
그런데 막상 배트를 들어 본 최준석의 반응 "고맙다"면서도 "내게는 조금 가벼운 것 같다"며 사양의 뜻을 나타냈다. 유재웅은 할 수 없이 그대로 배트를 가지고 다시 SK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도중 두산 김현수(24)와 방망이 실랑이를 벌이긴 했으나 무사히 지켜냈다.
유재웅은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다"면서 "준석이에게 줘버렸으면 졌을 수도 있었겠다"고 농담을 하며 활짝 웃어보였다. 주위에서 '김현수 기를 받으려 그런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럴 수도 있겠다"고 맞장구를 치면서도 이내 "방망이 때문이 아니라 내가 잘해서 친 홈런"이라고 곧바로 수정, 자신감을 내보였다.
팀내 유일하게 2개의 홈런을 쳐 이승엽, 최형우 등 거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말에는 "연봉은 안습"이라고 겸연쩍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유재웅은 "한 타석 한 타석이 밥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 내 위치에서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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