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 김병현(33, 넥센 히어로즈)이 국내 데뷔 무대서부터 위력적인 직구를 인정받았다.
김병현은 2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지난 1월 국내 입단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김병현은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경기를 무난하게 치러냈다.
경기 후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은 것은 그의 직구였다. 떠오르는 듯이 보이는 140km 초반대의 직구는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김병현은 14개 중 12개를 직구로 던진 6회를 삼자 범퇴로 마쳤으나 변화구를 주무기로 활용한 7회 안타, 볼넷, 몸에 맞는 볼을 모두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를 겪었다.

김시진(54) 감독은 "직구를 던진 첫 이닝은 90점을 주고 싶다. 오늘 보여준 게 베스트인 것 같다. 그러나 두 번째 이닝에서 주로 던진 변화구는 릴리스 포인트가 뒤에 가있어 연습 때와 달랐다. 두 번째 이닝은 60점 정도다"라고 김병현의 오늘 등판을 평가했다.
이날 김병현의 공을 받은 포수 허도환(28)도 "김병현 선배가 변화구를 연습하고 싶다고 해서 7회에는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그러다 보니 변화구를 너무 많이 던져 7회에는 직구도 잘 안된 것 같다. 직구는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병현과의 대결에 첫 타자로 나서 우익수 뜬공을 기록한 홍성흔(35)은 "첫 타자라 그런지 직구로만 승부를 했다. 직구만 봐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가지고 있는 힘은 확실히 다른 투수들에 비해 헛갈렸다"고 김병현의 공을 평가했다.
반면 7회 좌전 2루타를 때려 이날 김병현을 상대로 유일한 안타를 기록한 황재균(25)은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 3볼이라 직구가 올지 변화구가 올지 고민했다. 변화구가 왔는데 생각보다 더 떨어져서 실투 같았다. 만약 더 떨어졌다면 못 쳤을지도 모르겠다. 시범경기라 구질을 시험한다는 생각으로 던진 것 같다"고 다른 평가를 보였다.
롯데 김만윤 전력분석원도 "경기 운영 능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직구는 첫 등판 치고는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았다. 변화구 같은 경우는 생각보다 날카롭지 않았다. 개수가 많아지면서 체력이 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즌이 들어가면 짧은 이닝은 무난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김병현의 직구에 손을 들어줬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생각. 김병현은 경기 후 "직구에는 자신감이 생겼다. 변화구는 세트 포지션을 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 1회는 괜찮았는데 2회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늘 싱커가 연습 때 좋지 않아 싱커를 던지지 않았다. 슬라이더도 각을 좀 세워야겠다"며 본인 스스로도 직구와 변화구에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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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