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체제에도 신진세력의 활약은 미미하다.
LG는 올해 전지훈련부터 포지션 무한경쟁을 벌였다. FA로 주전 포수 조인성과 1루수와 외야수를 두루 보던 이택근이 떠나면서 신진세력에 기회가 생겼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그동안 출장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연습경기 및 시범경기에서 적극 기용했다.
하지만 세 차례의 시범경기 만을 남겨둔 현재 눈에 띄는 신진세력이 별로 없다. 무주공산이 된 포수진에 2년차 유강남과 대졸신인 조윤준이 각자의 장점을 뽐내긴 했지만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당장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4번 타자 자리에 우타자를 기용하게 되면서 정성훈 외 윤요섭, 나성용, 김태완 등이 경쟁자로 예상됐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시범경기 기간 내내 주전이 뛸 때와 백업 선수들이 뛸 때의 경기력 차이가 상당했다. 29일 잠실 한화전에선 선발 라인업 절반이 백업선수 및 신예선수들로 이뤄졌는데 한 점도 뽑지 못하고 0-8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자리는 포수였다. 14년 동안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써온 조인성이 떠나면서 베테랑 심광호부터 김태군, 유강남, 조윤준, 나성용, 윤요섭까지 모두 기회를 잡았다. 김태군은 전지훈련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시범경기에서 주전 포수로 나섰다.
공수 모두에서 급성장한 유강남과 시범경기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하며 차세대 대형포수의 가능성을 증명한 조윤준은 소득일 수 있지만 다른 선수들은 부진했다. 나성용은 2루 송구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며 2군에 머물고 있고 김태군은 기량 정체 현상을 반복, 윤요섭은 올 시즌 포수보다는 1루수나 대타 혹은 지명타자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심광호, 유강남, 조윤준 셋, 혹은 이들 중 둘이 개막전 라인업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량이 월등한 주전 포수는 없는 상황이다.
오른손 4번 타자 역시 마찬가지다. 정성훈이 시범경기 타율 2할1푼7리를 마크 중임에도 정성훈 보다 나을 것 같은 선수가 없다. KIA에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윤정우가 4번 타자로 몇 경기 나서긴 했지만 중심타선 보다는 테이블 세터, 혹은 하위 타선에서 기동력을 살리는 역할이 어울린다. 무엇보다 외야 수비 판단력에 있어 보완이 절실하다.
윤요섭은 아직 안타를 날리지 못했고 1루수로서 포구가 미흡한 모습이었다. 김태완은 부상이 재발했고 매년 시범경기 기간 마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정의윤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 1군 무대에서 기대감을 높인 김재율도 빠르게 부상을 극복했지만 3루 수비력이 아쉽다. 현재로선 4번 타자는 더 이상의 경쟁 없이 정성훈으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야수진에서 긍정적인 긴장감 조성은 없었다. LG에 워낙 이름값 높은 야수들이 즐비한 탓도 있지만 신진세력은 기본기부터 미흡했고 그래서 이들을 견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물론 시즌 개막 후 주전 선수의 부상 등으로 어린 선수들이 다시 기회를 잡거나 퓨처스리그 무대에서 급성장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내부경쟁이 전력강화의 모범답안임을 감안하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새로운 얼굴이 없는 아쉬움을 숨길 수 없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