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예투수 임찬규(20)가 선발진 합류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임찬규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대선배 박찬호와 선발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임찬규는 선발투수로서 체력과 경기운영 능력을 증명해야한다. 지난 시즌 주로 불펜 투수로 뛰었기 때문에 긴 이닝을 소화할 체력이 부족했고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변화구의 부재로 투구 패턴이 단순했다.

이미 두 차례 시범경기를 치른 임찬규의 성적은 9이닝 1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7실점. 삼성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롯데를 상대로 4이닝 1실점으로 선전했기 때문에 보이는 성적만큼 부진하지는 않았다.
물론 올 시즌에 대한 청신호를 밝힌 것도 아니다. 여전히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었고 변화구도 OK 사인을 줄만큼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상대 타자들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고 추운 날씨 속에 타석에 들어선 것을 감안하면 직구 위주의 승부가 시즌 중에도 통하리라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약점을 잘 인지하고 있고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다. 투수로서 마인드도 상당하다. 임찬규는 사이판 1차 전지훈련부터 부단히 체력증진에 힘썼고 고교시절 주무기였던 체인지업도 다시 연마했다. 일본 프로팀과 연습경기에선 야쿠르트의 발렌틴 같은 리그 홈런왕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으며 정면승부를 펼쳤다.
임찬규는 “선발투수가 된다면 일찍 강판 돼서 불펜투수들을 무리시키지 않는 게 목표다. 작년 불펜투수를 해보면서 서둘러 마운드에 오르는 게 불펜투수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았다”며 “아직 진정한 서클체인지업은 아니다. 선배님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수준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일단 실전에서 쓸 수 있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임찬규는 시범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않았다. 변화구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차명석 투수코치는 “아직 임찬규를 선발투수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러 가지 부분에서 한참 모자르다”고 밝혔다.
현 상황에선 지난 시즌 불펜투수 임찬규와 큰 차이가 없다. 만일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올 시즌 성적보다는 단순히 선발투수를 경험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게 될 수도 있다. 힘든 경험이 될지 모르지만 한 시즌을 풀로 치르는 것은 분명 큰 공부다.
임찬규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알지만 부담은 없다. 원래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포수 사인과 상대 타자를 처리하는 것만 생각한다. 경기의 승패, 순위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않게 되더라”고 말했다.
시즌 전 마지막 등판. 박찬호를 상대로 임찬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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