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희선 인턴기자] 집념이라 표현해도 좋고 집착이라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라며 성공을 다짐했던 아사다 마오(22)가 다시 한 번 트리플 악셀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29일(한국시간) 밤 프랑스 니스의 팔레 데 엑스포지숑에서 열린 '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한 아사다는 2번째 세계 선수권대회 우승을 위해 각오를 다졌다. 새로운 쇼트 프로그램 곡인 '세헤라자데'에 맞춰 4그룹 첫 번째로 연기를 시작한 아사다는 첫 점프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도는 무참히 무너졌다.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고자 하는 집념이 너무 강했던 것일까. 회전수가 부족했던 것은 물론 착지에도 실패해 빙판에 넘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트리플 플립과 더블 룹, 트리플 룹으로 이어지는 나머지 연기는 무난하게 마무리했지만 첫 점프 실패가 미치는 영향은 컸다. 야심차게 도전했던 트리플 악셀은 다운 그레이드 판정을 받았고 착지 실패로 1점이 감점됐다. 주특기였던 트리플 룹도 마이너스 판정을 받았다.

기술점수(TES) 30.89,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29.60에 감점 1점을 받아 총점 59.49점으로 연기를 마무리한 아사다는 이날 쇼트 프로그램 4위에 그쳤다. 연기 자체보다 또 한 번 트리플 악셀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아사다가 무리하지 않고 트리플 악셀 대신 더블 악셀을 시도했다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에 대한 욕심을 버렸을 때 더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해 11월 러시아에서 열린 '2011-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로스텔레컴컵'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할 때 트리플 악셀을 포기했다.
로스텔레컴컵에서 아사다는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대신 더블 악셀을 넣어 안정적인 점수를 받았다. 역시 트리플 악셀을 포기했던 NHK컵 그랑프리 시리즈 이후로 3년 만의 우승이었다.
아사다 역시 트리플 악셀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4대륙 선수권대회가 끝난 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반드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킬 것"이라고 단언했던 아사다다.
왜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에 집착하는 것일까. 주니어 시절부터 아사다의 장기는 트리플 악셀이었다. 특히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여자선수 최초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하며 시니어 못지 않은 높은 점수를 받아 화려하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독보적인 세계 여자 톱 싱글 스케이터 자리를 예약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김연아의 등장으로 인해 아사다는 주니어 세계선수권 2연패에 실패하고 큰 점수차로 우승을 내줬다. 언론에서 아사다와 김연아의 라이벌 관계를 부각시키면서 크게 흔들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주니어 시절에는 가볍게 성공할 수 있었던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트리플 악셀 연습에만 매달렸던 것이 화근이 됐다.
트리플 점프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아사다는 착지를 개선하고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나고야에서 연습에 매진해왔으나 니스에 도착한 이후 트리플 악셀에서 불안한 기미가 감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의 성공을 위해)연습해왔다"며 연기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6분 동안 연습을 이어갔다. 더블 악셀을 추천했던 사토 노부오 코치의 말도 아사다에겐 닿지 않았다. 결국 사토 코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 도전을 묵인했다.
도전은 또 한 번 실패로 끝났다. 코치도 말릴 수 없었던 아사다의 집념은 트리플 악셀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오는 4월 1일 새벽 프리 스케이팅을 앞두고 있는 아사다가 과연 또다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할 것인가. 피겨팬이 아사다의 연기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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