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15살 어린' 김태훈 안심시킨 조인성의 말 한마디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3.30 16: 17

"날 후배라 생각해라."
유력한 SK 선발 후보 김태훈(22)이 15살 더 많은 삼촌뻘 포수 조인성(37)의 말 한마디에 평정심을 찾았다.
김태훈은 3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무실점했다. 3-1 승리를 이끈 호투. 총투구수는 80개였고 직구는 145km까지 나왔다.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2회 1사 2,3루에 몰린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앞선 24일 문학 넥센전에서 4이닝 7피안타(2홈런) 2볼넷 2탈삼진 1폭투로 4실점한 후 오른 마운드였다. 이날 경기는 선발 후보에 들어가 있지만 개막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김태훈에게 있어 더 없이 중요했다.
김태훈은 경기 전 이날 선발 포수 조인성을 찾아갔다. 그리고 "오늘은 제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게 해주시라"고 부탁했다. 이에 조인성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조인성은 "오늘은 나를 후배로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마음껏 던져라"고 역으로 주문했다.
김태훈은 경기 후 "실제로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2회 최주환 타석 때 딱 한 번 고개를 흔들었다"면서 "그런데 대부분 내가 원하는 코스로 리드를 해주셨다"고 조인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변화구와 커브 컨트롤이 반은 좋았고 반은 좋지 않았다"는 김태훈은 "직구가 힘이 있어 타자들이 변화구에 속아 넘어간 것 같다"고 자평했다.
또 최근 들쑥날쑥한 피칭에 "평정심을 유지하려 하는 것이 안된다"는 그는 "자신있었던 슬라이더와 직구 위주로 많은 사인을 내준 조인성 선배님께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개막전 포수가 유력한 조인성은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회에는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홈까지 밟았다. 그는 경기 후 "나는 중장거리 타자"라며 "지금 현재는 하체 밸런스와 컨택에 집중하고 있다. 점차 타격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수들과는 말을 안해도 눈빛으로 소통이 되는 단계까지 올릴 것"이라며 "그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내가 할 가장 기본이라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 후 "선발 김태훈이 잘 던졌고 조인성이 어린 투수를 잘 이끌어줬다. 경험이 많아 김태훈을 편하게 던지게 했다"면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두 번이나 홈 슬라이딩이 얌전했다는 점"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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