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제철가 더비'서 활짝 웃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30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5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홈 경기서 1-0 승리를 거뒀다. 조찬호는 전반 29분 신광훈의 패스를 받아 골을 터트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25일 상주 상무와 경기에 이은 2경기 연속골.
이로써 포항은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달리면서 2연승을 기록하며 리그 5위로 올라섰다. 또한 최근 4경기 연속으로 승리가 없던 홈 경기서 승리를 신고해 팬들을 기쁘게 만들었고, 전남전 5경기 연속 무패(2승 3무)와 전남전 홈 9경기 연속 무패(6승 3무)를 달성했다. 반면 전남은 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포항에 하루 종일 비가 내린 가운데 경기는 초반부터 빠르고 박진감이 넘쳤다. 양팀은 폭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공은 포항과 전남의 진영을 쉴 새 없이 오갔다. 양 팀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포스코의 창립기념식이 같은 날 열린 것을 의식해서인지 덩달아 선수들도 평소보다 더욱 많이 뛰는 듯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 전개는 빨라졌다. 짧은 패스는 젖은 그라운드를 지나며 속도를 더했고, 선수들도 폭넓은 움직임을 활용해 공간 패스로 상대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화끈한 공격 만큼이나 수비진의 압박도 강해 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문전까지는 공격 전개가 됐지만 결정력이 문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득점 기회는 나오기 시작했다. 먼저 그 기회를 잡은 것은 전남이었다. 전반 27분 이승희의 전진 패스를 받은 김영욱이 아크 오른쪽에서 강력하면서도 정확한 슈팅을 시도한 것. 골이 되더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전남은 득점에 실패했다. 골키퍼 김다솔의 민첩한 다이빙이 공을 밖으로 쳐냈다.
반면 포항은 자신들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9분 신광훈이 오른쪽 측면을 완벽하게 돌파, 박스 내로 침투한 뒤 페널티 지역 정면의 조찬호에게 연결한 것. 공을 받은 조찬호는 망설이지 않고 왼발 슈팅을 시도해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 골을 뒤진 전남은 후반 들어 이승희 대신 한재웅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한재웅을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킨 전남은 4-2-3-1에서 4-1-4-1로 전환, 공격적인 면을 보강하면서 동점을 넘어 역전까지 이끌어 내려 했다.
전남의 변화는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가는 듯했다. 점유율에서 조금씩 앞서가며 공격 기회를 좀 더 많이 얻게 된 것. 갑자기 쫓기게 된 포항도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포항은 후반 20분 고무열 대신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아사모아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포항이 공격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자 전남은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24분 정명오를 대신 손설민을 투입한 것. 수비 성향이 짙은 정명오를 빼고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생각이었다. 전남 입장에서는 승리나 무승부가 아니면, 0-1 패배든 0-2 패배든 똑같은 패배였기 때문.
양 팀의 공격적인 모습은 경기에 더욱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빠른 공격 전개는 양 팀에 잇달아 기회를 주었다. 포항은 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성호 신형민 김원일이 잇달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전남 수비와 이운재의 선방에 막혀 추가골에 실패했고, 전남은 후반 31분 코니가 골대 바로 앞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수비에 맞고 나왔다.
공격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은 전남은 마지막 교체 카드를 꺼내야 했다. 후반 31분 이현승 대신 주성환을 투입한 것.
포항도 물러서지 않았다. 수비를 강화해 한 골 리드를 지키려고 할 수 있었지만 후반 32분 박성호 대신 노병준을 넣었다. 단순히 체력 저하로 인한 교체였다. 공격적인 모습은 여전했다.
치고 받는 경기는 계속됐다. 경기 양상은 더욱 스피드해졌다. 하지만 골이 나오지 않았다. 한 골이 간절한 전남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막판 김영욱의 다이빙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마무리를 짓지 못한 전남은 패배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 30일 전적
포항 1 (1-0 0-0) 0 전남
▲ 포항 스틸야드
득점=전29 조찬호(이상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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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