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발 가능할까' 깊어지는 한화의 고민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31 07: 08

한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의 활용도를 놓고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박찬호는 한국에서 치러진 연습 및 시범경기에서 3경기 모두 무너졌다. 14일 문학 SK전 연습경기 2⅔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 21일 청주 롯데전 시범경기 3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 30일 잠실 LG전 시범경기 5이닝 10피안타 1볼넷 3탈삼진 8실점. 3경기 평균자책점은 13.09, 피안타율은 4할2푼9리에 달한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성적이 너무 좋지 않다.
자연스럽게 박찬호가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 활용도를 '구원보다 선발'에 비중을 뒀다. 우리나이 불혹이 된 박찬호의 체력을 감안할 때 매경기 불펜에서 대기하는 게 쉽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전문가들도 "선발로 여유있게 경기 풀어나가는 게 맞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보여진 박찬호의 모습으로는 선발투수로 믿음을 심어주기 쉽지 않다. 한대화 감독도 박찬호의 선발 활용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답할 수 없다"는 말로 얼버무리며 확답을 내리지 않고 있다. 그만큼 박찬호의 활용도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을 필두로 양훈과 안승민 그리고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가 선발로 사실상 확정됐다. 박찬호가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할게 유력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거듭된 부진으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완 김혁민과 좌완 마일영처럼 대체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이 있다는 점에서도 한화로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시간이 넉넉치 않다는 것도 딜레마다. 한화는 4월 개막 후 한 달을 승부 시기로 삼고 있다. 지난해 4월의 악몽을 반복하지 않고자 모든 선수들이 개막부터 치고 나갈 수 있는 페이스를 만들고 있다. 다른 팀들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특히 한화에게는 4월이 중요하다. 박찬호의 시범경기 부진이 달갑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당분간은 박찬호를 믿을 수밖에 없다. 한대화 감독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투수인 만큼 본인이 자기 페이스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믿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지금 속단은 이르다. 시범경기에서 데이터가 쌓였으니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면 된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들도 "차라리 시범경기에 맞는 게 낫다. 시즌 들어가서 맞는 것보다 지금 문제점이 나타난·게 좋다"며 시범경기의 결과보다는 준비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박찬호도 LG전 등판을 마친 후 "여러가지로 느낀 게 많다. 지금 당장 공개하지는 못하겠지만, 많은 연습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 과거에 해왔던 것을 잃어버린 것도 있지만 계속 던지고 상대하다 보면 투구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찬호에게 더 이상 모의고사는 없다. 한화는 시범경기가 끝난 후 내달 3일 청주구장에서 SK와 연습경기를 갖지만 일정상 박찬호의 등판은 어렵다. 곧바로 본고사가 시작된다. 박찬호가 '실전용'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판단과 결정은 한화 코칭스태프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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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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