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코빅' 거절한 결정적 이유는?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3.31 10: 32

'콩트는 콩트일 뿐이죠. 근데 재밌어요."
YG 양현석 대표는 요즘 자신을 소재로 삼은 tvN의 인기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2-양꾼기획'을 즐겨 시청한다. 양 대표 특유의 말투 속 'ㅅ'을 모두 'ㅈ'으로 바꿔 흉내내며 좌충우돌 쌍욕도 불사하는 다혈질 기획사 사장을 연기하는 '양꾼기획' 김민수를 보고도 화를 내기는 커녕 박수를 치는 모습이다.
YG 소속 가수들 출연 프로나 자신이 심사를 맡은 SBS 'K팝스타' 모니터 외에는 TV를 거의 보지않는 양 대표가 케미블 방송의 코미디 프로를 시청하는 것부터가 의외다.

"주위에서 '양꾼기획' 이야기를 자주 해서 한 번 보게됐어요. ('양꾼기획'을 보면)화나지 않냐고 묻는 사람도 있던데 저는 재미만 있더라고요. 콩트는 콩트일 뿐이잖아요. 그리고 누구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응원하고 싶어질 뿐입니다."
사실 양 대표 성대묘사는 빅뱅 등 YG 소속 가수들의 주 특기다. 각종 예능프로에서 소속사 대표의 성대묘사를 개인기로 선보이는 것도 흔치않은 일이다. 패밀리를 강조하는 YG의 사내 분위기가 그만큼 정답고 가족처럼 똘똘 뭉쳤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속에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원조 아이돌로 시작해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사주로 거듭난 양 대표의 인생 철학이 숨어 있다. 하나에 집중하고 일단 시작한 일에는은 최선을 다하는 것. 이같은 룰을 누구보다 먼저 자신에게 가장 엄격히 적용하고 그 다음이 YG 패밀리다. YG는 최근 감사결과 가요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신장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YG에는)한우물만 파는 사람들이 모여있어요. 나쁘게 얘기해서 제 정신이 아닌건데 재능은 뛰어난 거죠. 저는 열심히 잘하는 사람들이 좋아요.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노력하지 않는 천재는 YG에서 버티질 못합니다. 연습생들에게는 가급적 칭찬을 안하려고 애써다보니 서운했던 친구들도 꽤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을 칭찬하는 게 뭐 중요하겠어요. 재능을 제대로 살릴수 있도록 계속 밀어붙이는 게 바로 제 역할인거죠."
까칠하고 날카로우며 스파르타식으로 소속사 가수들을 트레이닝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던 그의 기존 이미지는 'K팝스타' 심사를 통해 나이 어린 참가자들을 자상하게 어우르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평가로 일반에게 완전히 다르게 인식되는 중이다.
또 지난 27일 SBS 화요 예능 '강심장'의 YG 특집을 통해 빅뱅 2NE1 세븐 타블로 등 YG 소속 뮤지션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인간 양현석의 의리와 여린 속마음을 밝힌 것도 이미지 변신에 주효했다. 톱스타가 되면 소속사와 분쟁을 일으키거나, 반짝했던 스타가 인기를 잃으면 헌신짝처럼 버리는 기획사들이 혼재하는 요지경 연예계에서 이런 YG 가수들의 양현석 찬가는 누가 시켜서 나올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결국 양 대표가 욕하고 성질내는 '양꾼기획' 김민수를 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것도 콩트를 콩트로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끈질기게 계속되는 '양꾼기획'의 게스트 섭외 요청에 대한 그의 대답은?
 "저는 이제 연예인이 아녜요. 남들 앞에 잘 나서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SBS 'K팝스타' 심사를 맡은 건 성격이 좀 다릅니다. 가수를 뽑아서 가르치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그만둔 뒤에 제가 인생을 건 일이니까 최선을 다하는 중예요. 'K '양꾼기획'엔 못나가지만 나중에 출연진 분들에게 밥 한 번은 꼭 살겁니다. (인터뷰 보도를 통해)약속했으니까요."
비록 잠깐의 게스트 출연일지언정, '코빅-양꾼기획' 무대는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는 게 양 대표가 섭외를 극구 사양한 속내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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