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호, 포항의 고민에 '방향 제시'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3.31 08: 05

조찬호(26)가 포항 스틸러스의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제시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은 지난 30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5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홈 경기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달리면서 2연승을 기록하며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이날 주인공은 전반 29분 결승골을 넣은 조찬호였다. 조찬호는 신광훈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후 박스까지 침투해 공을 내주자 주저하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연결,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은 이 골을 끝까지 지켜내 승리의 기쁨을 누렸고, 조찬호는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조찬호는 자신의 득점이 노력의 산물이라고 했다. 대포알과 같이 터진 슈팅이었지만 자신의 주발인 오른발로 시도한 슈팅이 아니었기 때문. 조찬호는 "왼발 디딤발이 좋지 않아 이틀 동안 계속해서 왼발 슈팅 연습만 했다. 그런데 경기에서 연습했던 상황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무조건 슈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슈팅 감도 좋았다"고 득점 배경을 설명했다.
조찬호의 말처럼 그의 골은 생각할 틈도 없이 터졌다. 신광훈이 내준 공이 조찬호에게 닿자마자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 만약 조찬호가 오른발로 차기 위해 공을 접었거나, 더욱 좋은 찬스를 마련하기 위해 한 템포를 죽였다면 수비수에게 막히거나 이미 방향을 잡은 골키퍼 이운재의 손에 걸렸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그만큼 조찬호의 판단은 매우 좋았다.
조찬호의 플레이는 포항에 문전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했다. 사실 포항은 이번 시즌 문전에서 마무리 능력을 지적 받아 왔다. 아무리 중원에서 패스를 돌려 문전으로 공을 연결해도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은 것. 골이 들어가도 자신들이 추구했던 과정에 따른 산물은 아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선수들이 더욱 완벽한 기회를 잡기 위해 충분히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한 번 더 터치를 한다거나, 즉시 슈팅을 시도해도 급하고 복잡한 마음에 제대로 임팩트가 되지 못해 원하는 대로 공이 나아가지 못한 것.
하지만 조찬호는 이를 훈련으로 모두 해결했다. 조찬호는 단 한 번의 순간을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왼발 슈팅을 연습했다. 그리고 노력은 결과를 배반하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왼발 슈팅 찬스가 왔고 조찬호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왼발로 슈팅을 했다. 너무 빠른 반응에 골키퍼 이운재는 몸을 날리지도 못했다.
최근 포항의 공격수들은 문전에서 시간을 끄는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보면 답답할 정도다. 그러나 조찬호의 슈팅은 그 답답함을 단번에 뚫어줬다.
조찬호는 공격수라면 가끔 이후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슈팅을 시도하고, 단 한 번의 순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공격수에게는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포항에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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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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