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김희선 인턴기자] "그러다 다치면 큰일 난다고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제대로 안 들렸다(웃음)".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날렸다. 받아낸 공은 상대팀의 코트 위로 넘어가 황연주의 손에서 공격으로 되살아났다. 하지만 그 공격을 다시 막아낸 이 역시 이연주(22)였다.
3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여자부 경기서 KGC인삼공사가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1(23-25, 25-19, 25-20, 25-14)로 역전승, 첫 승을 챙겼다.

여자배구 최강의 용병으로 손꼽히는 몬타뇨가 33득점으로 맹폭하며 승리의 주인공이 됐지만 숨은 MVP는 이연주였다. 이날 경기 승부처였던 2세트, 22-18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브란키차의 오픈 공격이 벤치까지 흘러갔다.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본 현대건설은 팔을 번쩍 들었다.
하지만 이연주는 본능적으로 달려가 몸을 던져 받아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황연주의 퀵오픈 공격을 직접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득점까지 했다.
"챔프전은 중요한 경기인 만큼 1차전 이겨서 너무 기쁘고 준비한 만큼 잘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힌 이연주는 "챔피언 결정전 기다리면서 쉬는 사이에 연습 경기도 갖고 여러 모로 준비했는데 그 부분이 잘 된 것 같다"고 기쁨을 표했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수비에 대해 "감독님께서는 그러다 다치면 큰일 난다고(부딪혀서) 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공이 뜨는 것을 보는 순간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그냥 무작정 달려갔다"며 "솔직히 당시에는 무슨 말씀 하시는 지도 잘 안들렸다"며 웃었다.
박삼용 감독 역시 "그런 플레이 하나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던 계기가 아닌가 한다"며 제자의 투혼 어린 플레이를 대견해했다.
인삼공사는 휴식일 없이 4월 1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르게 된다. 오후 2시 경기이기 때문에 따로 오전 연습도 할 수 없다.
이연주는 "연습을 못하기 때문에 이미지 트레이닝 위주로 오늘 잘했던 부분을 내일 경기에서 이어가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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