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종범(42)이 31일 은퇴를 전격 선언하고 화려했던 19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했다.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으로 인해 팬들도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종범의 은퇴는 전격 결정됐지만 이미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이종범은 애리조나 캠프와 오키나와 실전 캠프를 보내고 시범경기에 출전해 12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백업요원으로 수비와 주루에서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코치진의 고민이 깊어졌다. 더욱이 신종길을 붙박이 외야수로 쓰고 나지완뿐만 아니라 1루수 김상현도 외야수로 전환시키면서 자리는 더욱 없었다.
코치진은 개막을 앞두고 엔트리를 짜는 과정에서 이종범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가능성을 보여준 젊은 윤완주, 황정립, 이준호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선동렬 감독은 부임과 함께 세대교체를 통해 보다 젊고 패기있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지난 30일 이순철 수석코치가 대구에서 이종범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수석은 "개막 엔트리를 짜고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엔트리에 들어가기 쉽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 플레잉 코치를 하면서 시즌을 보내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했다.
이종범은 그 말을 듣고 "조금 생각해 보고 감독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고 답했다. 그리고 31일 광주 구장에서 선동렬 감독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이종범은 은퇴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곧바로 이종범은 구단 김조호 단장과 만나 은퇴를 최종 결정했다. 구단은 이종범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종범이 조만간 진로를 최종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김 단장은 "이종범이 원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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