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이 밝힌 전격 은퇴 이유와 거취 문제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4.01 18: 05

그는 왜 은퇴를 선언했을까.
이순철 KIA 수석코치는 이종범(42)에게 플레잉 코치를 제안했다. 플레잉 코치는 경기를 뛰면서 코치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보다는 후자에 무게가 있다. 사실상 1군과 함께 다니면서 후배들을 독려하는 역할이다. 양준혁이 삼성 시절 은퇴 직전에 했던 행보였다. 
2군행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2군에 있으면서 1군 복귀 기회를 엿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42살 이종범에게 2군행은 역시 은퇴를 하란 말과 같다. 그에게 개막전 엔트리 합류 여부는 은퇴냐 생존이냐의 갈림길이었다. 플레잉 코치나 2군행은 모두 은퇴를 전제한 것이다.

그는 일본 시절을 제외하고는 개막전을 2군에서 맞이한 경험은 없었다. 그는 개막전 엔트리 제외 방침을 전해 듣고는 주저없이 은퇴를 선언했다. 시범경기 들어 선동렬 감독의 용병술을 보면 젊은 선수들을 쓰겠다는 방침이 분명했고 이종범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흐름을 알고 있었다.
이종범은 1일 오전 전화통화에서 "이 수석코치를 만나고 어제 감독님을 만나서 개막 엔트리에 못 들어갈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아~ 이제 나를 쓰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2군에서도 뛸 수 있지만 기회를 받지는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스스로 은퇴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거취 문제다. 특히 현실적으로 은퇴경기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중요해졌다. 은퇴경기를 하려면 선수 등록이 되어야 한다. 구단은 이종범의 선수 등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은퇴경기는 타이거즈 왕조를 이끌었던 그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이종범의 향후 거취는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본인도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으로 아쉬움과 혼란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일단 구단은 이종범이 원하는 대로 모두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은퇴경기는 물론 코치든, 야구 연수든 원하는 쪽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종범은 주변을 정리하면서 향후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범은 "오늘(1일) 서울에 올라간다. 서운함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진로 문제에 대해)구단에서 최고의 조건을 제시 받았다. 며칠 동안 쉬면서 내 진로를 결정하고 기자회견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제는 야구선수가 아닌 지도자를 향해 치밀하고도 희망적인 미래를 기획할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