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가 끝났다. 어디까지나 시범경기이지만 각 팀마다 기대감을 높인 선수들이 튀어 나오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놓았다. 시범경기에서 돋보인 8개 구단 선수들로는 누가 있을까.
▲ 삼성, 평균자책점 1위 배영수
'영원한 에이스' 삼성 배영수(32)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져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안타 8개를 맞고,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삼진 4개를 빼앗으며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였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복귀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배영수는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직구 구속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볼끝과 변화구 다양화에 집중하며 '시행착오 마감'을 선언했다.

▲ SK, 외국인 투수 마리오
외국인선수 중에서는 SK 마리오 산티아고(28)가 가장 돋보였다. 마리오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하며 SK 마운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17이닝 동안 안타 10개와 볼넷 4개를 내줬지만 삼진 7개를 잡으며 2실점만 허용했다. 이닝당 투구수가 13.35개로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피칭이 가능하다. 이닝이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전무하지만 젊음과 성공 의지가 큰 장점이다.
▲ 롯데, 신인 투수 김성호
정대현의 수술과 이승호의 부진 속에 시범경기 최하위로 떨어진 롯데가 건진 희망은 신인 사이드암 김성호(24)였다.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1이닝 3탈삼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성호는 시범경기 5경기에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해 롯데 불펜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3⅔이닝 동안 홈런 하나 포함 3안타를 맞았을 뿐 사사구 없이 삼진 7개 뽑아내며 위력을 떨쳤다. 독특한 투구폼과 공격적인 피칭이 강점이다.
▲ KIA, 4할대 타율 신종길
KIA 코칭스태프가 '인내심 테스트'를 선언하며 밀어주는 선수가 바로 외야수 신종길(29)이다.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만년 유망주였던 신종길은 시범경기 11경기에서 29타수 12안타 타율 4할1푼4리 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루타 2개, 3루타 1개로 빠른 발을 십분 활용했다. 선동렬 감독이 강조하는 '공격적인 2번타자'로 제격이었다. 전설 이종범이 은퇴한 만큼 신종길은 시즌 후에도 페이스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
▲ 두산, 선발 전환 임태훈
지난해 스캔들에 휘말리며 부진을 면치 못한 임태훈(24)은 올해부터 선발로 전환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기대감을 높여놓았다. 3경기에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0.93. 불펜에서 던질 때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힘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강약조절을 통해 맞춰잡는 피칭으로 안정감있는 선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풀타임 선발 첫 해로 두 자릿수 승수를 바라본다.
▲ LG, 도루저지율 0.583 유강남
조인성이 SK로 이적한 후 LG 포수는 '난자리'였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든자리'를 확인했다. 고졸 2년차 포수 유강남(20)이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10경기에서 기록한 타율 2할5푼 1홈런 4타점의 타격성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12번의 도루 시도 중 7번을 잡으며 기록한 5할8푼3리의 도루저지율이 더 눈에 들어온다. 시범경기에 꾸준히 출장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 한화, 업그레이드 3루수 이여상
한화의 오래된 고민은 3루수였다. 하지만 올해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여상(29)이 공수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시범경기에서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11경기 38타수 13안타 타율 3할4푼2리 1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실책은 단 하나도 없었다. 타격은 날카로워졌고, 수비는 물샐틈 없어졌다. 누구보다도 많은 훈련량을 소화한 만큼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 넥센, 홈런·타점 1위 강정호
시범경기 홈런 1위는 넥센 유격수 강정호(25)였다. 유일하게 홈런 3방을 터뜨렸다. 8타점을 올리며 이 부문에서도 공동 1위에 올랐다. 10경기 35타수 9안타로 타율은 2할5푼7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순간 한 방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희생플라이도 2개. '거포 유격수'다운 모습이었다. 강정호가 기존 유격수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바로 장타력이다. 시범경기부터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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