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인턴기자] 곽경택 감독의 11번째 영화 '미운 오리 새끼'가 8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크랭크업했다.
지난 1일 오후 3시 서울 독산동의 한 축산시장 앞에서 ‘미운 오리 새끼’의 마지막 촬영이 진행됐다. 배우 오달수가 시위대와 전경들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다가 갑자기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장면이다.
극중 20여년 전 언론 통폐합 시절 사진 기자로 나오는 오달수는 당시 정권이 좋아하지 않는 사진을 찍어 모진 고문을 당해 정신 줄을 놓아버린 낙만 아버지 역을 맡았다.

곽 감독은 "오늘 촬영하는 장면은 극중 낙만의 아버지가 헌병대 감방에 갇힌 아들을 위해 다시 사진기 가방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도중 시위대를 발견하고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의미 있고 소중한 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위 장면에는 30여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됐다. 이들은 시위대로 분해 5명의 전경들과 대치했다. 시위대 중에는 유일한 홍일점 혜림 역의 정예진도 있었다. 오리 인형을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는 동네바보 역을 맡은 신인 정예림은 한 손에 오리 인형을 든 채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곽 감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자신을 미운 오리 새끼로 생각할 것이다. 특히 군대에 갓 들어간 군인은 더욱 그럴 것이다. 나 또한 그 시절에는 오늘날의 나를 생각하지 못한 미운 오리 새끼였다"라며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자신의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편 '미운 오리 새끼'는 헌병대에 배치된 6개월 방위 낙만의 파란만장한 병영생활을 유쾌하게 담은 영화로 곽경택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반기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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