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는 마쓰자카를 능가할 수 있을까.
텍사스 레인저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26)가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다르빗슈의 행보는 5년 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 속에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마쓰자카 다이스케(32)를 연상시킨다. 과연 다르빗슈는 마쓰자카를 능가할 수 있을까.
다르빗슈는 시범경기 4경기 모두 선발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15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12개, 볼넷 8개, 사구 2개를 허용했다. 하지만 삼진을 무려 21개나 잡으며 메이저리그의 힘 있는 타자들을 상대로도 변함없이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쓰자카의 빅리그 데뷔 첫 해 시범경기는 어떠했을까. 2007년 당시 마쓰자카는 '마구' 자이로볼 논란을 일으키며 큰 주목을 받았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91로 호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21⅔이닝 동안 안타·볼넷 11개씩 허용했지만 삼진 26개를 잡았다.
마쓰자카는 제3선발로 나선 2007년 4월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한 데뷔전에서 7이닝 6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 첫 해 32경기에서 204⅔이닝을 던지며 15승12패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그러나 피홈런이 25개나 될 정도로 장타 허용이 많았고, 들쭉날쭉한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기대치를 채우지는 못했다.
다르빗슈가 마쓰자카의 첫 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다르빗슈는 시범경기 4경기에서 땅볼-뜬공 비율이 정확히 1.00이었다. 장타 허용에 대한 불안감을 노출했다. 시범경기 마지막 콜로라도전에서 제이슨 지암비에게 홈런을 맞는 등 시범경기 동안 외야 깊숙하게 뜨는 타구가 많았다. 마쓰자카도 일본프로야구에서는 통산 9이닝당 홈런이 0.72개였지만, 빅리그 데뷔 첫 해에는 1.10개로 치솟은 게 다르빗슈에게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제구력이다. 일본 시절 9이닝당 볼넷이 3.22개밖에 되지 않았던 마쓰자카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는 4.35개로 크게 증가했다. 투구수 관리에 실패했고, 체력적인 어려움도 피할 길이 없었다. 일본에서 8년간 18차례 완봉 포함 72차례 완투경기를 한 마쓰자카였지만 빅리그에서 완투는 한 번밖에 없었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9이닝당 볼넷이 2.36개에 불과했던 다르빗슈가 시범경기 4경기에서 9이닝당 볼넷이 4.80개로 늘어난 건 불안요소라 할 만하다.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흔들리지 않는 제구력이 필수적이다.
마쓰자카는 6년간 5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로는 최고 금액을 받았다. 하지만 5년의 시간이 흘러 다르빗슈가 6년간 6000만 달러라는 초고액에 계약하며 마쓰자카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과연 다르빗슈가 마쓰자카의 성적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진출 후 5년간 마쓰자카가 올린 성적은 106경기 49승30패 평균자책점 4.25. 커리어하이 시즌은 18승3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2008년이고 그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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