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2년차 우완 듀오 임찬규와 임정우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지난 시즌 임찬규는 불펜 필승조에 자리하며 신인 투수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5월까지 피안타율 1할대, 평균자책점도 1점대에 머물 만큼 철벽 투구를 했고 이는 당시 LG 상승세의 큰 원동력이 됐다. 시즌 후반 체력 문제로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프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SK 소속이었던 임정우는 지난 시즌 막바지 1군에서 재능을 뽐냈다. 9월 6일 퓨처스리그 두산전에서 9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한 것을 발판삼아 1군에 오른 임정우는 불펜에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0월 6일 광주 KIA전에선 프로 데뷔 첫 세이브까지 올렸다. 막강한 SK 투수진의 틈새를 뚫는 데 성공했고 시즌 후 FA 조인성의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두 신예 모두 올 시즌 LG 선발진 후보로 올라있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임찬규가 세 차례, 임정우가 두 차례 선발투수로 등판해 기량을 점검받았다. 이제 겨우 2년차에 불과하고 1군 무대 선발 투수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둘 다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임찬규는 15이닝을 소화하며 12실점했고 임정우는 10이닝을 투구하며 5실점(3자책점)을 올렸다.
임찬규는 사이판 전지훈련부터 올 시즌에 대비해 체력보강과 더불어 체인지업을 연마했다. 팀 내 최고의 체인지업을 자랑하는 봉중근에게 직접 조언을 구했고 이제는 실전에서 구사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아직은 미완성이다. 지난 달 30일 한화전에서 임찬규는 총 97개의 공을 던졌고 이중 체인지업은 18개였다. 당시 1회부터 제구력이 흔들리며 고전하던 임찬규는 4회부터 안정감을 찾았고 직구 컨트롤이 잡히고 나서야 체인지업도 효과를 발휘했다. 즉 체인지업이 직구와 조화를 이룰 경우에는 위력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체인지업만으로 카운트를 잡거나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꿰뚫는 역할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본 임찬규의 체인지업은 떨어지는 각도나 제구력에서 미흡했다. 임찬규는 전지훈련을 마치고 난 후 “아직 진정한 서클체인지업은 아니다. 일단 실전에서 쓸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임찬규가 올 시즌 꾸준히 체인지업을 보완해야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임정우는 직구 구속이 아쉽다. 고교 2학년 때 이미 최고구속 145km를 찍었지만 아직 빠른 공을 마음껏 던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SK전에서 직구만을 구사, 최고 구속이 143km로 형성됐고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직구 구위가 향상될 경우 더 큰 활약을 기대케 한다.
임정우는 22일 SK전을 마치고 “코치님이 직구만 던지라고 하셨다. 직구만 던지면서 타자들에게 맞더라도 항상 안타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면서도 “SK에 있을 때 (정)근우 선배님의 타격을 보면서 정말 잘 친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오늘 승부에서 변화구를 던졌다면 안타를 맞지 않을 수 있었는데 직구만 던져서 맞은 것 같다”며 정근우에게 안타 2개를 허용한 아쉬움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임정우는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인 지난달 31일 넥센전에선 슬라이더와 커브 같은 변화구도 골고루 섞어 던졌고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위기 순간을 모면했다. 변화구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직구 구위 향상이 올 시즌 임정우에게 놓인 지상과제임 알 게 한다.
프로 1년차부터 1군 무대를 경험했지만 여전히 이들에게 프로란 높고 강한 벽이다. 각자의 과제 외에도 좀 더 정교한 제구력을 갖춰야하는 것은 물론, 변화구는 예리함을 더해야 한다. 전력투구에 임하면서도 5, 6이닝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키우고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볼카운트 싸움을 전개할 줄 아는 운용 능력 등도 터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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