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1위' SK, 뚜껑 열고 보니 삼성 대항마(?)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4.02 12: 42

"시범경기는 시즌의 연장이라 생각한다."
이만수 감독이 이끄는 SK가 시범경기를 1위로 마감, 만만치 않은 전력을 드러냈다. 이제는 삼성의 대항마라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SK는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마지막 시범경기인 롯데와의 원정경기를 9-2로 장식했다. 이로써 6연승을 달린 SK는 총 13차례의 시범경기에서 9승4패(.692)를 기록하며 시범경기를 마감했다.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승패 결과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8개 구단 중 가장 돋보인다는 것이다. 투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SK는 팀평균자책점(2.41)과 팀타율(.291)에서 나란히 8개 구단 1위에 올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득점(55), 최소실점(34)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다. 장타율은 한화(.414)와 함께 유이하게 4할대(.411)고 출루율은 KIA(349), 한화(.346)에 이어 3위(.345)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4강 밖으로 예상했던 SK였다. 무엇보다 마운드 약화가 두드러진 것이 SK 전력의 약세로 보여졌다. 김광현을 비롯해 송은범, 고효준, 전병두, 엄정욱, 정대현, 이승호 등 무려 7명의 1군 주력 투수들이 부상, 이적, 입대 등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새로운 유망주 투수들이 경쟁을 통해 점점 전력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당장 정해진 선발은 아킬리노 로페즈와 마리오 산티아고 두 명 뿐. 윤희상, 이영욱, 박정배, 김태훈, 박종훈, 임치영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이들은 3~5선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모든 투수들이 다 좋아 코칭스태프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야수들은 사실상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4번 타자는 안치용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고 포수는 조인성이 개막전에 마스크를 쓸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수비는 역시 견고했고 주루플레이도 여전히 공격적이다.
현재 8개 구단 중 우승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떠오른 팀은 역시 지난 시즌 우승팀 삼성이다. 전력 누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승엽이 가세했다. 마운드 역시 선발진이 건재하고 중간, 마무리까지 분명하게 갖췄다. 시범경기에서 4승6패1무로 7위에 그쳤다. 하지만 26명 엔트리로 짜여졌을 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삼성의 대항마가 SK란 것이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삼성과 SK는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양승호 롯데 감독도 "역시 맞붙어 보니 삼성과 SK 투수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만수 감독 역시 이번 시범경기를 정리하며 "젊은 투수들이 이제 자신감을 찾았다. 많이 올라온 것 같다"면서 "비록 시범경기지만 팀평균자책점과 팀타율이 1위다. 선수들이 그만큼 성장한 것"이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이어 "시범경기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범경기도 시즌의 연장"이라는 이 감독은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준 포수 조인성가 잘했다. 그리고 고맙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감독은 "베이스러닝이 빨라지고 공격적이다. 상대 배터리들이 긴장할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비시즌이었다. SK의 장점은 팀워크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잘 뭉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SK는 지난 2003년,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시범경기 1위에 올랐다. 흥미로운 것은 앞선 두 번의 경우도 신임 감독이 팀을 처음 맡았던 시즌이었다는 것이다. 2003년은 조범현, 2007년은 김성근 감독이었다. 그리고 모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SK로서는 올해도 한국시리즈에 진출, 이를 공식화 시킬 작정이다.
한편 SK는 오는 3일 청주구장에서 한화와 연습경기 야간경기로 치른 후 4일 야간 홍백전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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