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바닥이니 내려갈 것도 없다. 마음 편하게 던진 것이 주효했다".
이상범 감독이 지휘하는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1일 안양 실내체육관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원주 동부와 홈 경기서 73-7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인삼공사는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양희종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13득점 5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은 23득점을 한 오세근이었다. 하지만 양희종은 고비마다 빼어난 수비로 인삼공사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양희종은 3차전 종료 직전 던진 슛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양희종의 손을 떠난 공이 림을 벗어났기 때문. 결과는 인삼공사의 1점 차 패배. 양희종은 "3차전이 끝난 후 동료들과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말을 했다. 잘 때 눈을 감으니 그 장면이 계속나서 잠을 설쳤다"며 아쉬웠던 순간을 다시 한 번 털어났다.
하지만 아쉬움에 짓눌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공격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양희종은 "4차전에 들어가서 소극적으로 하다보면 3차전이 생각날 것 같아서 공을 잡으면 공격적으로 나설 마음을 갖고 들어간 것이 잘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양희종은 이날 오세근에 이어 가장 많은 득점을 했다. 전매 특허인 수비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양희종은 "양 팀 모두 체력이 고갈됐다고 생각하고 정신력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경기에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팀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경기를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뛰어 들어가는 등 여러 움직임이 나왔다. 물론 생각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몸이 자동으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양희종은 정규시즌 때 떨어진 슛 감각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야투 성공률은 35%, 3점슛 성공률은 26.51%에 불과했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 들어 양희종은 변신했다. 야투 성공률은 39.5%, 3점슛 성공률은 35%로 증가했기 때문. 양희종의 이러한 변신에 인삼공사는 큰 힘을 얻어 동부와 박빙의 승부를 계속 펼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양희종은 "어차피 바닥이니 내려갈 것도 없다. 마음 편하게 던진 것이 주효했다"고 웃어 보이며 "(김)성철이 형이 훈련이 끝나고 항상 30분 이상씩 지도를 해줬다. 공도 잡아주고 슛 밸런스도 잡아줬다. 그게 이제서야 빛을 발하는 듯 싶다. (지금껏 못했지만) 결정적일 때 빛을 발하면 되지 않냐"고 덧붙였다.
한편 4차전 활약 중 가장 인상 깊었던 4쿼터에 나온 김주성에 대한 블록슛에 대해서는 "주성이 형이 들어가는데 세근이가 밀리지 않아 페이드어웨이 슛을 던질 것 같았다. 그래서 (윤)호영이를 버리고 갔다. 내 예상대로 주성이 형이 페이드어웨이 슛을 시도하길래 '나이스'라고 생각하고 블록을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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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