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타임’ 샘-레이먼, 두 남자의 침샘자극 프로젝트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04.02 08: 56

매주 수요일 터프한 턱수염의 캐주얼 어메리칸 쉐프 레이먼 킴과 따뜻한 미소의 정통 이탈리안 쉐프 샘 킴, 두 남자가 모여 요리를 한다.
올리브 ‘샘과 레이먼의 쿠킹타임 듀엣’은 지난해 11월 첫 방송됐다. 화면에 등장해 어색하게 대사를 이어가던 투박한 두 남자는 2년 차의 경륜으로 프로그램에 유쾌함을 불어넣고 있다.
매회 총주방장(헤드쉐프)와 부주방장(수쉐프)으로 배역을 바꾸는 샘과 레이먼은 적절하게 서포트하고 요리 팁을 공개하는가 하면 갑작스럽게 유머 감각을 발휘하는 의외성을 보인다. 예를 들면 소스가 졸아들고 있을 때 고개를 꾸벅이며 졸고 있는 제스처를 취하는 형식이다.

현재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시리얼 고메(Serial GOURMET)’의 총주방장인 레이먼 킴과 드라마 ‘파스타’의 배경이 됐던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주방을 책임지는 샘 킴은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간편하고 맛있는 요리를 목적으로 한다. 시즌2를 맞은 ‘샘과 레이먼의 쿠킹타임’은 특별한 매력으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많은 요리 프로그램과 ‘쿠킹타임’의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1. 칼로리 걱정? 먹을 때는 하지마
 
예시) 마카로니 치즈; 체다치즈를 열정적으로 갈아 격하게 흔들리는 레이먼 쉐프의 뒤태
크리스마스를 맞아 선보였던 ‘마카로니 앤드 치즈’. 영화 ‘나홀로 집에’에서 배우 맥컬리 컬킨이 만들어 먹던 장면을 모티브로 레이먼 쉐프가 준비한 야심작이다. 동원된 치즈만 체다, 파마산, 블루치즈 3종류, 손가락 3개를 합친 것 만한 버터 3덩어리도 들어갔다. 하염없이 체다치즈를 갈아 넣던 레이먼 쉐프의 몸짓은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감동이다.
샘 쉐프는 올리브 오일 마니아로 유명하다. 올리브 오일을 프라이팬에 두를 때는 뚜껑을 잃어버릴 것 같은 기세로 넣는다. 소스에 올리브 오일이 사용될 때도 마찬가지다. 그릇에 채워지는 올리브 오일을 보며 말한다. “나는 올리브 오일이 좋아요.” 그건 ‘쿠킹타임’을 보는 시청자들도 이미 알고 있다.
“칼로리를 생각해서 기름기를 한 번 제거할게요” 같은 멘트는 ‘쿠킹 타임’에 없다. 음식은 행복할 수 있을 만큼 맛있어야 한다는 두 쉐프의 지론이 보는 사람들도 미소짓게 할 만큼 풍성한 요리를 만들어낸다.
2. 보기 좋은 떡을 집에서 만들긴 어렵다
예시) 닭꼬치 구이; 꼬치 마지막에 라임을 꽂은 후 만족스러워진 레이먼 쉐프의 불꽃 미소
레이먼 쉐프와 샘 쉐프가 미적 감각이 없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 이들이 각각 운영 중인 레스토랑에는 여러 예술 작품이 배치돼 있고 인테리어 역시 모던하고 세련됐다. 하지만 ‘쿠킹타임’에서 선보이는 요리들은 먹음직스러움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한 번은 헤드쉐프 차례가 된 레이먼 쉐프에게 보조 샘 쉐프가 물었다. “재료 손질 어떻게 할까요?” 레이먼 쉐프가 “멋있게 할래요? 편하게 할래요?”라고 되묻자 샘 쉐프는 “편하게요.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걸 보여드려야죠”라고 답했다. 정답이다.
8절 도화지만한 접시 위에 온갖 데코레이션과 컬러풀한 식재료들의 조화. 보기에 좋지만 집에서 똑같이 만들어 먹을 사람은 없다. 가족, 친구, 애인에게 선물하고 싶은 요리를 배우고 싶지만 화려한 데코레이션은 부담스러울 뿐이다. ‘쿠킹타임’의 임무를 잘 알고 있는 샘, 레이먼 쉐프는 질 좋은 재료를 선호하지만 희귀한 재료를 원하지는 않는다.
3. 진부한 리액션은 가라
예시) 발사믹 마리네이드 스테이크; 좀 크게 잘랐다 싶은 고깃조각을 한입에 척 집어 넣는 샘킴의 야성미
‘쿠킹타임’의 대미는 레이먼 쉐프와 샘 쉐프가 시식하는 장면으로 장식된다. 그 날의 헤드쉐프의 조리법으로 요리한 음식을 먹은 수 쉐프의 소감을 듣는 시간이기도 하다. 요리 프로그램에서 으레 보이는 평범한 리액션은 없다.
평가는 입에 음식을 넣고 맛있다며 눈을 질끈 감아 보이거나 아련하게 터트리는 감탄사로 대체되지 않는다. 시청자들도 함께 입을 벌려야 할 만큼 충분한 양을 먹고는 “맛있네”라고 한 마디를 남긴다. 두 쉐프가 자주 하는 멘트는 “집에 가서 만들어 봐야지”와 “고기가 맛있어야 돼”, “역시 재료가 좋아야해” 등이다.
요리를 사랑하는 두 쉐프가 만드는 하모니는 지난해 8월 24일 시작됐다. 같은 해 12월 22일 시즌1을 마무리 짓고 지난 2월 8일 시즌2를 시작했다. 카메라 마사지 덕에 훈훈해진 외모와 타이트한 셔츠에 보타이로 센스를 발휘하는 샘, 레이먼 쉐프의 요리 솜씨는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50분 발휘된다.
plokm02@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