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희선 인턴기자] 남자배구 플레이오프에 '부상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달 31일 열린 3전 2선승제의 '2011-2012 NH농협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먼저 웃은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초반 현대캐피탈의 기세에 눌려 두 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세트스코어 3-2(20-25, 21-25, 27-25, 25-22, 15-10)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1차전을 선취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이날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부상 때문에 먼저 곤란에 처한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레프트 곽승석이 전날 연습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결장한 것. 대한항공의 서브 리시브를 전담하며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로 거듭나고 있는 곽승석은 신영철 감독이 플레이오프 키맨으로 꼽은 선수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곽승석이 결장한 대한항공은 서브 리시브에서 난조를 드러냈다. 1, 2세트를 연달아 뺏기며 셧아웃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25-25 듀스 상황에서 마틴의 서브 에이스로 3세트를 잡아내며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의 역전 드라마 뒤에는 현대캐피탈의 주포 수니아스의 부상이 있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던 3세트는 듀스를 거듭하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하지만 막판 수니아스가 근육통을 호소했고 세트 당 6번인 교체가 모두 이뤄져 바꿀 수도 없었다. 문성민만으로는 김학민과 마틴의 맹공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수니아스가 4세트부터 빠지면서 힘을 잃은 현대캐피탈은 연달아 3세트를 내주며 허무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포스트시즌은 단기전 승부다. 단 한 경기만으로도 승패가 갈릴 수 있다보니 작은 부상 하나가 미치는 영향 역시 정규리그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정규리그에서 1경기를 출장하지 못하는 것과 플레이오프에서 1경기를 출장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챔피언결정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삼성화재의 존재도 생각해야한다.
2차전에도 곽승석은 선발 출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수비가 흔들리며 1차전 악전고투했던 대한항공은 장광균과 류운식을 교대로 기용하며 곽승석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한편 수니아스는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해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차전을 통해 부상의 아찔함을 몸으로 깨달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다. 단기전을 지배하는 부상이라는 변수 앞에서 양 팀에 '부상주의보'가 발령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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